전국 교수들이 올 한해 한국 사회와 정치권을 꼬집는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정했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뜻을 담고 있어 정치권을 지적하는 말로 여겨진다.

갈수록 사회현상은 양심과 진실을 찾아볼 수 없는 위선으로 덧씌워진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로 변질되는 모습이다. 사람으로서 도리를 알지 못하고 스스럼없는 파렴치한 말과 행동을 드러내고 있어 혼탁한 사회의 현주소로밖에 볼 수 없는 게 현실적 문제여서 안타까울 뿐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 항상 과오가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그런데 자신의 과오와 잘못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지도 않고,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모순이 본심인듯하다.

내가 한 행위와 말에 대해 모든 게 옳다고 인식하는 자세가 오만하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특권을 갖고 있어 국민 앞에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들의 말과 행동의 모습이 더 그렇다.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여·야 국회와 사회적 현상을 풍자한 교수들의 사자성어 선정은 정치적 윤리 문제와 함께 잘못에 대한 반성 없는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는 의미를 담았다고 보여진다.

특히 지도층에 속하는 정치권의 여당이나 야당 국회의원들은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 탓 일색이다. 게다가 야당 탄압으로 얼버무리며 잘못을 인식하지 않는 게 현재 정치의 현주소다

많은 국민들이 잘못됐다고 하는 데도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으니 사과할 이유도, 고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가 될 것 같아 우기고 보자는 풍토가 만연한 상태다. 당연히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은 외면한 채 애써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있다.

이런 비뚤어진 양심의 몰염치한 행동으로 인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새로운 ‘내로남불’이란 단어가 생겨나는 기이한 사회로 변질되어 버렸다.

올해는 이런 사회적 현상을 알리기 위해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과이불개’를 사자성어로 선택한 이유라 하겠다. 2023년 새해는 나라의 발전과 국민에게 희망적 사자성어를 안겨주도록 여·야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의 노력하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요즘 국회와 정치권에서 ‘쪼잔하다’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쪼잔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통이 크지 않고 너그럽지 못해 좀스럽다’를 일컫는 말이다. 통 큰 포용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경제 선진국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이다. 현재 국내 정치는 경제 수준에 비해 뒤처지는 모양새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구태 정치를 벗어나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구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생활고를 겪는 국민의 민생 챙기기는 뒷전인 채, 당과 자신들의 영역 지키기에만 골몰하는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국민은 여·야 정치권의 협치를 기대하지만, 진영 논리에 휩씨여 불신만 확산되면서 국민의 피로감도 높아지는 상태다.

생활고를 겪는 국민 챙기기 민생 정책은 없다. 당리당략에 빠져 나라의 미래발전보다 정쟁 일색의 여·야 정치권 행태는 국민의 지탄만 존재할 뿐이다.

이제 쪼잔한 정치는 끝내고 오직 협치로 끌어안는 포용 정치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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