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원정 16강이라는 높은 고지에 진출하며 감동과 희망을 줬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10회 연속 진출했지만, 예선을 통과하여 16강에 오른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이번까지 3번에 불과하다.

월드컵은 축구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지구촌 축제로서 그만큼 큰 대회이고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열광하는 스포츠 최고의 무대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프로축구가 출범하면서부터 서서히 실력이 향상되어 본선에 연속하여 나가고 있지만, 그전에는 아시아권에서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었기에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본선에 나가서도 비기거나 한 번만이라도 이기는 것이 선수나 국민이 최고로 바라는 목표였던 게 불과 얼마 전 일이다.

그만큼 축구는 신체적 조건이나 체력이 많이 좌우하기 때문에 그동안 유럽과 남미 위주로 양분해왔고 아시아는 축구변방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우리와 일본 호주 그리고 아프리카도 실력이 달랐다.

조별리그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무승부로 대등한 경기를 했고, 가나전에서는 전반 두 골을 허용하고도 후반에 선전하여 2대3으로 패했으나 마지막에 포르투갈을 꺾고 기적같이 올라갔다.

포르투갈전 동점 상황에서 후반전 끝날 무렵 중원에서, 얼굴에 붕대 감은 손흥민 선수가 70m를 치고 나가 포르투갈 선수 7명을 제치고, 상대편 틈 사이로 침착하게 황희찬 선수에게 패스해 득점한 골은, 그야말로 감동으로서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스포츠는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마법같은 위대한 힘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보여준 붉은악마 응원 모습은,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단합된 힘을 보이며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TV 매체가 등장한 후 스포츠가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열광하게 한 것은 70년대 레슬링 김일 선수의 박치기가 효시라 생각된다.

그 당시는 TV도 귀한 때라 김일 선수 시합이 있는 날이면 TV가 있는 만화 가게나 다방 등에 모두 모여 김일 선수 박치기에 환호하며 삶에 지친 피로를 풀고 꿈과 희망을 노래하곤 했었다.

복싱에서 홍수환 선수가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울며 외치던 장면과 카라스키야 전의 4전 5기 신화는 국민을 열광하게 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스포츠는 국력에 비례한다고 하였듯 우리 스포츠가 1980년대 양궁을 필두로 야구, 골프, 배드민턴, 사격, 수영, 높이뛰기 등 전 분야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나라를 빛내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스포츠는 국민을 하나로 모아 단합하게 하는 마력과 국가의 가치와 위상을 드높이는 위대한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월드컵 16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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