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중산고 교감

12월 19일 월요일 새벽, 드디어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아르헨티나의 우승, 리오넬 메시의 골든볼 수상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월드컵 기간 내내 메시, 호날두, 모드리치, 수아레스 등 세계적인 레전드 선수들 이름 앞에 라스트 댄스라는 단어가 붙어 누가 월드컵 경기에서 마지막을 위대하게 장식할까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주인공의 영광은 축구의 신 메시가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 발롱도르,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득점왕, 라리가 우승 등 축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룬 메시는, 단 하나 남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자기 축구인생의 마지막 단추를 꿰는데 성공했다.

영원히 전설로 남을 메시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라스트 댄스로 불렀다. 라스트 댄스라는 단어는 미국의 중·고등학교에서 졸업식 외에 졸업식 무도회를 따로 여는 Prom Party 문화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이나 대학 진학 등 사회로 진출하는 동창생들끼리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행사에서 추는 춤을 라스트 댄스라 불렀다. 학창시절 내내 마음에 끌렸던 이성에게 졸업하고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 졸업파티에서 춤을 추며 사랑을 고백하고 확인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결승전은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완성하는 극적인 무대였다.

연장전까지 3대 3 무승부의 혈투 끝에 승부차기까지 가서 이루어낸 쾌거였고, 세계인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감동을 주었다. 동시대의 레전드로 명성을 나란히 했던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선발과 후보를 오가며 8강전에서 패배하고 고개를 떨군 것에 비해,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전 경기 출전으로 승리를 쟁취해 더욱 극적이었다.

축구는 아무리 훌륭한 선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라운드에서 11명이 함께 뛰며 호흡을 맞춰야하고, 부상 등 예기치 않은 경우를 대비할 수 있는 두터운 선수층 등 경쟁력 있는 전력을 갖추어야 한다. 메시가 라스트 댄스의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메시를 포함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간절함으로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전설을 구가하는 영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기 인생을 라스트 댄스로 완성하는 무대는 있을 것이다. 누구나 부러워할 세속적 성취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내 분야에서 다시 못 올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되는 순간이나 내 인생을 완성하는 마지막 무대는 있을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 자신에게만은 확실하게 각인될 소중한 순간이 언제일지 생각해 본다. 월드컵을 보면서 위대한 라스트 댄스의 무대는 결코 혼자서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함께 하는 이들과 마음을 맞추어 전력투구하고, 바라보는 이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할 때, 그리고 언제나 치열하게 준비하고 나서, 신이 나의 편을 들어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메시가 이룬 것만큼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았기에, 나만의 라스트 댄스 무대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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