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몇 년 전에 하롱베이를 다녀왔다. 배를 타고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절경을 7시간에 걸쳐 돌아보았다. 3천여개의 돌섬으로 둘러싸인 곳,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세계적 7대 자연경관에 꼽힌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4대 자연경관에 랭크된다고 자랑한다.

하롱베이는 아래 하(下)자, 용 용(龍)자, 물굽이 만(灣)자를 써서 하롱베이라고 불렸다.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서 외적을 물리치고 진주와 보석을 품어 냈다고 자랑한다. 실제는 용암 작용으로 솟아난 것이다. 세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고 인도차이나 영화에도 나온다.

베트남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어 ‘인도차이나’라고 불렀고, 지도의 모양을 보면 날씬하게 키가 큰 사람의 모양이다. 하노이는 사람의 눈에 해당하고 하롱베이는 귀에 해당한다. 하노이는 눈으로 잘 보아야 하고, 하롱베이는 귀로 잘 들어야 한다. 고요한 바다의 선상에서 꼬박 2박 3일을 보냈다.

하롱베이 바다에는 350여 척의 크루즈가 있고 수많은 배들이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곳을 처음 왔을 때는 대표적 절경 포인트만 잠시 보고 돌아보니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한번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로 오지 못하다가 코로나가 풀리자 2박3일 크루즈 일정으로 다시 왔다. 크루즈를 타고 360도 방향을 천천히 회전하면서 하롱베이 자연경관을 감상했다. 동굴도 탐사하고, 하롱베이 섬마을도 방문하고, 카야킹도 하고, 인도차이나 영화도 보면서 여유 있게 하롱베이의 경관을 즐겼다.

하롱베이에는 3가지가 없다고 한다. 바다이지만 섬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어 파도가 없고, 새가 없고, 바닷물에 소금기가 없다. 파도가 없으니 배가 출렁거리지 않고 잔잔하다. 풍수적으로 보면 바다는 짜야 하고, 파도도 있고, 조석간만의 차가 있어야 음양이 교구 된다. 바닷가는 밀물과 썰물이 있어 음양이 교차하여야 생기(生氣)가 발생한다.

밀물 썰물의 작용은 인체에 비유하면 생식기의 기능과 같다. 바다는 만물을 받아들이고 정화한다. 파도도 있고 때로는 태풍도 있어야 바다가 살아난다. 바다에 물이 고여 있고 변화가 없으면 죽은 바다이다. 바다에는 고기도 살고, 고기를 잡아먹는 새도 있어야 바다답다.

그런데 하롱베이 바다는 섬이 너무나 많이 둘러싸고 있어 파도가 없고, 새들도 없으며, 소금기도 없으니 바다는 바다인데, 생동감 있는 바다는 아니다. 바닷물이 순환하지 못하니 청정함도 떨어진다.

하롱베이는 온갖 모양의 기암절벽이 즐비하여 섬과 바다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지만, 생기가 돌게 하자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연구해봐야 할 과제가 된 것 같다.

하롱베이에는 수천 개의 섬이 있지만 섬의 이름이 거의 없다. 소련의 우주비행사 티톱(1935~2000)이 하롱베이를 방문했을 때, 호찌민 주석에게 티톱섬을 달라고 하자 베트남의 땅은 인민의 것으로 줄 수가 없고 대신에 그의 이름을 붙여주겠다고 하여 티톱 섬이 생겼다.

섬의 모양을 보면 각각의 모양이 서로 다르다. 물형으로 보면 사자의 머리같이 생긴 사자섬도 있고, 사람의 얼굴 모양을 한 큰 바위 얼굴 섬도 있다. 대부분의 지명은 산세와 수세 또는 그 모양과 이력에 따라 이름이 생겨났다. 하롱베이의 여러 섬도 이제 이름을 가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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