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군마다 이웃돕기 성금 모금 목표액의 1%가 기부될 때마다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이 한창이다.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희망 2003 나눔 캠페인’으로 광역 지자체에 이어 기초 지자체까지 확산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으로 추진되는 이 캠페인은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2개월간 이어진다.

올해 나눔 캠페인은 ‘함께하는 나눔,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기부를 독려한다. 모금 목표액은 4천40억원으로 지난해 목표액(3천700억원)보다 9.2% 정도 높였다. 지난 ‘희망 2022 나눔 캠페인’은 최종 4천279억원을 모금해 사랑의 온도탑 온도를 115.6도까지 올렸다.

충청지역도 모두 지난해보다 모금 목표액을 상향했다. 충북은 81억3천만원, 대전 59억3천만원, 세종 12억8천만원, 충남 171억원 등이다.

지난해 모금 목표액은 충북 70억7천300만원, 대전 55억5천400만원, 세종 11억1천600만원, 충남 148억7천만원이었다. 최종 모금액은 모두 초과 달성해 충북 89억3천900만원, 대전 59억4천200만원, 세종 16억4천300만원, 충남 178억5천800원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사랑의 온도탑이 펄펄 끓어 소외계층에게 넉넉한 온정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그러나 현실은 마냥 기대하기 힘든 모양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경제난에 개인도 기업도 기부 비중을 줄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개인 기부 비율이 유독 적다고 한다. 국가통계인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개인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지속 하락해 2019년 25.6%, 2021년 21.6%로 나타났다.

10년 사이 국민소득은 크게 늘었는데 오히려 기부는 줄어 급기야 지난해는 우리 국민 5명 중 1명만 기부를 한 셈이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평균 45%,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경우에는 70%에 달한다고 하니 개인 기부의 저변을 확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나눔 캠페인 기부금은 공공영역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사회 안전지원, 위기가정 긴급지원, 장애인·홀몸노인·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 돌봄, 취약계층 교육 및 자립 지원 등에 사용된다. 우리 사회가 원활히 돌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기업의 통 큰 기부도 중요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십시일반 참여가 절실하다. 기부는 공동체 구성원 간의 간극을 메워 이 사회를 더욱 살만한 곳으로 만들 것이다.

코로나 시국에도 우리는 나눔운동에 활발히 참여해 해마다 목표액을 돌파했다. 기부금을 많이 내면 좋겠지만 작은 정성이라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게 더 소중하다. 나보다 더 힘들고 고통받는 이웃을 챙겨보는 연말연시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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