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늑장 제설에 출근길 아비규환 전락
시민들 “제설차 한 대도 보이지 않아” 분통

충북 청주지역에 눈이 내린 6일 청주시 흥덕구 청주예술의전당 인근도로에서 출근길에 나선 차량들이 서행 운전을 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북 청주지역에 눈이 내린 6일 청주시 흥덕구 청주예술의전당 인근도로에서 출근길에 나선 차량들이 서행 운전을 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새벽과 아침 사이 내린 1cm 안팎의 눈으로 충북 청주시가 마비됐다.

1cm 안팎의 적은 양의 눈이 내렸지만 청주시가 제때 대응하지 못해 출근길 대란이 빚어지는 등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6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청주지역은 이날 오전 6시20분부터 눈이 내렸다. 눈은 2시간여가량 내려 청주 상당 1.6cm, 청주지점 0.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 녹지 않은 눈이 그대로 쌓이면서 도로는 순식간에 빙판길로 변했다. 이른 시간 출근길에 나섰던 시민들은 꼼짝없이 도로에 갇히기 일쑤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평소 차로 20분 정도 걸리던 출근 시간이 1시간30분 이상 걸리는가 하면 시내버스도 제 때 도착하지 않은 바람에 지각사태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시민 A(45)씨는 “눈이 내리는걸 보고 평소보다 20분 일찍 출발했지만 결국엔 회사에 늦었다”며 “제설차 하나 보이지 않았고 눈이 많이 내리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도로가 마비되는건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시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 1시간30여분이 지나고 나서야 이날 오전 8시부터 제설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미 늦은 제설작업으로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 빙판으로 변한 도로에서는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청주에서만 29건의 교통사고와 134건의 교통불편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흥덕구 평동에서는 4중 추돌, 서청주IC 부근에서는 3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용암동과 강내면 추돌사고, 경부고속도로 청주휴게소 인근 3중 추돌, 정북동 3차 우회도로 추돌사고로 5명이 다치기도 했다.

소방과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접촉사고를 포함하면 실제 교통사고 건수는 수치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 무능한 행정으로 인해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5일 기상청은 충북지역 1~5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염화칼슘 살포 등 사전 작업에 손을 놓고 있다가 이미 도로가 엉망이 된 아침이 돼서야 제설 장비를 투입했다. 이마저 각 구청마다 소금 상차 등 제설 차량 준비가 한참 늦게 이뤄진데다, 출근길 교통대란에 제설 차량이 도로에 진입하지도 못하면서 작업 효율은 크게 떨어졌다.

이렇다보니 이날 청주시 홈페이지에는 ‘눈이 와서 제설차도 다니지 못한 건가요’, ‘밤새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 대비를 못했나?’라고 비난 글이 쇄도했다.

무능한 청주시 행정에 대한 시민단체의 비난도 이어졌다.

이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청주시의 늑장행정이 출근대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밤사이 청주지역 평균 0.4㎝ 남짓 내린 눈에 시민 안전과 관련한 행정의 미온적 대응이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안전까지 불안하게 했다”며 “갑작스러운 폭설도 아니고, 겨울철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날씨였고 시민의 출근길 교통안전을 위해 선제 대응해야 했지만,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을 교훈으로 청주시가 안전불감증을 버리고 행정에 만전을 기해 시민 불편과 안전에 철저히 대비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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