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겨울철 출근길 숨은 저격수, 도로 살얼음
[특별기고] 겨울철 출근길 숨은 저격수, 도로 살얼음
  • 충청매일
  • 승인 2022.11.2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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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기상청장

지난 겨울 한 도롯가에서 ‘도로살얼음 주의! 펭귄도 넘어집니다’라는 현수막을 보고, 펭귄의 걸음걸이가 떠올라 웃음이 난 기억이 있다. 겨울철 빙판길 교통사고는, 평상시 교통사고가 저녁 시간에 많이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전 출근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행정안전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전체 빙판길 사고의 39.3%(총 4천868건 중 1천917건)가 오전 6시에서 10시 사이에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빙판길 사고는 왜 유독 오전에 많이 일어나는 것일까? 밤새 내린 서리 등이 도로 틈에 얼어붙으면서 발생하는 도로 결빙이 그 원인이다. 겨울철에는 해 뜨는 시각이 다른 계절보다 늦기 때문에, 새벽에 형성된 도로살얼음이 아침 출근 시간대까지 녹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다. 과연 겨울철 출근길 숨은 저격수가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0도 이하에서 물이 얼면 얼음층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물에 불순물이 포함되면 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게 되는데, 눈과 비로 젖은 도로에는 염화마그네슘, 염화칼슘 등의 무기염류가 혼합되어 있어 영하 18도 이하에서 투명한 도로살얼음이 형성된다. 이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고 매우 미끄러우므로 차량 주행 시에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도로살얼음은 영하의 기온에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조건에 따라 영상에도 형성될 수 있다. 이것은 눈과 비가 도로에 고여 있다가 서서히 어는 것이 아닌, 차가운 비가 지면에 닿자마자 바로 얼어붙는 ‘어는 비’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어는 비’는 비가 지표와 맞닿아 있는 영하의 공기층을 만나 과냉각 상태에 도달하여 얼면서 내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후 지표나 다른 물체에 충돌하면 순식간에 유리면과 같이 코팅된 형태로 얼어붙게 된다.

2019년 12월, 경북 군위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47중 연쇄추돌로 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은 도로살얼음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도로살얼음의 위험성이 크게 알려졌다. 이에 기상청은 도로살얼음 예측 서비스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 추진을 시작하였다. 기상청에서는 겨울철 도로의 노면 온도와 기온, 습도 등의 예측자료를 산출하여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성을 4단계로 예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도로살얼음은 터널 출입구와 교량 위, 그늘진 곳 등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구간을 지나는 경우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감속 운전을 하는 등 사고에 유의하며 운전해야 한다. 또한 스노우체인이나 타이어 등 겨울철 전용 장비를 사용하고, 타이어의 마모 상태 및 공기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가오는 겨울에도 도로살얼음은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해 올 것이다. 겨울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기상청은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정보 제공과 도로살얼음 예보 서비스 도입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운전자들도 경각심을 가지고 기상정보 확인 및 안전 운전 요령 파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철저히 대비한다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올겨울, 꼼꼼한 사전 준비와 안전 운전으로 모두가 행복한 겨울을 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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