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석 충북 옥천군 환경과장

[충청매일] 옥천은 1970년대 중반까지 인구 10만 3천명으로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빠져버렸다.

그때가 옥천은 최고의 번영기를 누렸다고 볼 수 있겠다. 그 많던 사람들은 터전을 빼앗기고 정든 고향을 등지고 이곳 저곳으로 흩어졌다.

남은 이들에겐 한 줄기 희망으로 옥천을 춘천에 버금가는 호반의 도시로 만들어 주겠다는 꿈을 갖게 했다.

대청댐이 들어선지 42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주변에 살아가고 있는 자들에겐 힘들고 고달픔뿐이다.

대청댐 하류에 거주하는 450만의 식수를 공급하지만 정작 물만 바라보고 계곡수로 목을 축이고 있는 무지랭이들의 애환은 대청호가 그저 애증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청댐 건설 이후 대청호 특별대책지역으로 1990년도에 지정 고시됐으며, 2002년도에는 수변구역이 지정되는 등 맑은 물 보전과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규제 정책은 강화돼 시행되고 있다.

각종 행위를 규제하는 특별대책지역 지정 고시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우리 군은 특별대책지역 전체 면적 중 64.2%인 449.82㎢, 우리 군의 전체면적의 83.8%가 지정돼 사실상 전 지역이 특대1, 2권역, 수변구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2중 3중의 규제를 받고 있어 저개발의 침체에 빠져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 정책이 물 환경보전의 가치적 측면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어, 지역에 대한 발전과 주민들의 삶에 대한 부분은 고려되지 않고 특별대책지역의 정책이 30여년간 지속되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대청호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다시 모색할 때가 됐다.

삶의 터전을 꾸려가는 대청호 유역의 주민들이 호수를 향유하며 이곳이 왜 소중한지 스스로 자연환경과 맑은 물 보전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먼저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 정책과 관리제도 개선을 시작으로 금강수계관리기금 운용제도 개선, 대청호 종합환경 보전계획 수립과 친환경 활동 지원, 친환경 발전사업의 발굴과 시행, 대청호 상류지역 주민 생활 지원사업, 수변구역내 식품접객업 허용, 친환경적인 마을문화 관광사업 지원, 그리고 친수공간 활용을 통한 물 문화 육성을 통해서 애증의 대청호가 친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지난 42년간의 아픔과 곪아 터짐은 저 아래 깊이 묻어두고서, 이제는 대청호를 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주민 품에서 멀어진 대청호, 애증의 대청호가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지역 주민에게는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그리고 주민들이 힘을 합쳐 가꾸고 어루만지며 품어 안을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도록 해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