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영선 작가, 16∼21일 서울인사아트센터서 첫 개인전
무한시점과 무한초점으로 극단적 이율배반의 극단적 미감 추구

김영선 作 ‘Flower Creek 1, 花溪 1, 화강 1’, 116.8×91cm, Ink Color on Canvas, 2021.(왼쪽), ‘Flower Mountain 1, 花山 1, 화산 1’, 162×130cm, Ink Color on Canvas, 2022.
김영선 作 ‘Flower Creek 1, 花溪 1, 화강 1’, 116.8×91cm, Ink Color on Canvas, 2021.(왼쪽), ‘Flower Mountain 1, 花山 1, 화산 1’, 162×130cm, Ink Color on Canvas, 2022.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한국화가인 김영선(60) 작가가 30년간 작업한 작품을 처음으로 관객에게 선보인다.

김 작가의 개인전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 ‘무한시점과 무한초점’을 주제로 전시된다.

작가의 작품은 화려하면서 정제된 작품과 현란하면서 추상적 작품으로 나뉜다. ‘화강’과 ‘화(花)’ 연작의 작품은 화려하면서 정제된 작품이고 ‘걸음을 멈추고’와 ‘그후로도 오랫동안’이라는 작품은 현란하면서 추상적인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캔버스와 장지(壯紙) 화면에 무한시점을 구현하고 무한초점을 표현한다.

작가는 작업 방식에서 일반적인 추상회화와는 다른 기법을 시도한다. 일반적 추상은 단순화 기법으로 대상의 본질을 표현하는 것임에 반해, 작가의 추상은 대상의 본질을 단순화하는 동시에 복잡화해 이원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무한시점과 무한초점으로 단순복잡한 이율배반의 극단적 미감을 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표현된 작품은 극단적이지 않다. 오히려 작품에는 조형적 아름다움, 서정적 정감, 다정한 이야기, 몽상적 감성, 섬세한 감각 등이 담겨있다.

대체로 작가의 회화는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한 추상화 기법과 서정적으로 복잡화한 수묵담채의 기법이 주류를 이룬다.

그렇다면 작가는 어떻게 단순화와 복잡화의 이항대립을 캔버스에서 구성하는 것일까? 작가의 무한시점과 무한초점은 주체가 대상을 보는 무한한 관점을 토대로 한다.

원형 캔버스에 순색과 원색으로 그린 ‘화(花)’ 연작의 시점과 초점은 무한이다. 수직의 꽃들을 수직의 무한시점에서 응시한다. 이 작품에는 원근이 없다. 원근이 해체돼 하나하나의 꽃들은 하나하나의 시선을 받고 있다.

‘화(花)’ 연작에서는 하나의 시점과 하나의 초점을 해체하고 무한한 시점과 무한한 초점을 선택했다. 캔버스 중심과 주변에 작용하는 힘을 같게 만드는 것이다. 그 결과 긴장과 대립이 없어지고 평안과 조화가 드러난다.

작가는 하나의 꽃에 내재한 무한의 원소들에도 무한초점의 시선을 준다. 무한시점은 주체가 대상을 보는 무한한 수의 관점이고 무한초점은 주체가 대상의 가깝고 먼 곳 모두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이다. 원근법이 없다는 것과는 다르다. 단일시점과 단일초점의 무원근법이 아닌, 무한시점과 무한초점은 화가의 시선이 무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작가의 작업은 일반적 추상에 표현주의적 추상을 가미해 추상표현주의로 향하고, 여기서 다시 서정성을 가미해 ‘수묵 서정적 추상표현주의’로 나간다.

김영선 작가는 “그림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사유와 성찰로 그림을 그린다. 이차원의 캔버스 안에서 나는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화두에서 출발한다. 사실 나는 캔버스 안에 존재할 수 없다. 캔버스 안에는 색채, 형태, 구성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캔버스와 나는 어떤 관계인가? 나는 캔버스 안에 존재할 수 없지만, 나는 나의 대리자를 캔버스에 배치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회화적 자아라고 생각한다”며 “캔버스 안에 존재하는 회화적 자아는 캔버스에 색채와 형상과 구성을 부여한다. 화가인 나는 캔버스 안의 회화적 자아가 없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전제한다.

작가의 캔버스는 살아 있다. 작가는 캔버스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캔버스와 대화하면서 작품을 완성한다. 무한의 존재들은 상호주체를 형성하면서 거대한 우주를 이룬다.

비로소 작가와 캔버스가 하나가 되고, 사물들, 그림이 하나가 되는 무한 속에서 작가는 그림을 그린다. 그림 속에 더이상 작가가 존재하지 않고 작품만 존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작가의 숙원인 셈이다.

김영선 작가는 이완숙, 이선우, 임태규 선생께 사사하고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36회) 한국화 비구상 부문 특선 등 다수의 수상과 충북미술대전 추천작가/초대작가, 한국미협 청주지부(청주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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