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광주시 지지 발언에 사업도 구체화
충북발전 이끌 성장동력…불이익 우려에 노심초사

AI(인공지능) 영재고 설립을 놓고 충북도가 과거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반쪽 유치와 같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주시가 뒤늦게 AI 영재고 유치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3일 충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전날 국회를 방문해 지역의 현안과 함께 ‘AI 영재고 유치’를 요청했다.

AI 영재고는 270명 규모로 학급당 학생수 10명, 학년별 9학급을 구성해 자연과학과 디지털정보, 차세대 AI 융합 연구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충북도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약 780억원을 투입해 3만㎡의 부지에 총 건축면적 2만㎡의 학교를 세우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홍성국 의원(세종시갑),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충남 서산·태안) 등을 만나 AI 영재고 충북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충북도가 AI 영재고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역의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반도체, 바이오, 태양광, 화장품·뷰티, 유기농,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미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와 ICT는 AI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다. 미래 AI기술이 없으면 이들 산업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SK하이닉스 M17 공장’(예정)을 중심으로 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선정’을 목표로 한 충북으로서는 AI 영재고가 인력 공급을 위한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다.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지난 1월 통과한 뒤 7월 전면 시행되면서 반도체, 이차전지 산업 등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청주의 SK하이닉스반도체와 오창의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지역의 주력 기업으로 보유한 충북은 이곳에 필요한 인력 공급원으로써 AI 영재고와 KAIST의 입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AI 영재고를 이 지역에 유치하도록 하는 듯한 발언으로 충북의 분위기가 얼어붙는 상황이다.

광주지역 언론은 “광주 AI 영재고는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 대선 공약에 포함된 데다 광주시가 지난달 28일 광주를 방문한 윤 대통령에게 AI 영재고를 건의하고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밝히며 탄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주의 GIST 부지 내에 AI 영재고를 설립해 연계하는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했다.

광주시의 이러한 진척과 비교해 충북은 민선 7기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정책적 공감을 이뤘지만 사업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민선 8기 들어서 김 지사와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이 설립 논의를 한 뒤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TF를 이루고 올해 하반기에 교육부와 과기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내년 7월 이후 승인을 받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KAIST 오송캠퍼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도내 각 지자체의 유치전과 KAIST의 캠퍼스 조성 시기가 2023~2027년으로, 5년 뒤에나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뒤늦게 출발한 광주시가 선도하는 모양새여서 1997년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하고도 2009년 대구와 동시에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분리 지정을 받은 충북도의 아픔이 다시 상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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