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속여 예산 집행…감정액 5배 나무 구입


감사원, 전 군수 비위 내용 인사혁신처에 통보

충북 영동군이 4억원을 들여 구입해 논란이 된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의 벼락 맞은 천년 느티나무.
충북 영동군이 4억원을 들여 구입해 논란이 된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의 벼락 맞은 천년 느티나무.

 

[충청매일 김갑용 기자] 속보=충북 영동군이 레인보우 힐링관광지를 조성하면서 도로 공사비를 부풀리고, 이 예산 중 일부를 고가의 조경물을 구입하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

<9월 13일자 3면·30일자 7면>

6일 감사원에 따르면 영동군은 군의회에 2021년도 예산안 제출 당시 힐링관광지 순환도로 확장 공사비를 35억원이 아닌 45억원으로 부풀렸다.

힐링관광지 조경물 구입 예산에 대해 의회의 의결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군의회는 이 예산으로 조경물을 구입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2020년 12월 2021년도 본 예산에 20억원을 의결했다.

이후 영동군은 조경물을 관광지 내로 옮기도록 하고 지난해 4월 20억원 중 9억9천만원을 조경물 구입에 집행했다.

나머지 대금(약 10억원)과 운반비(3억원) 등은 아직 미지급 상태다.

영동군은 조경물 반입 후 계약체결을 위해 감정평가서를 제출받았는데, 산출근거가 없고 조경수 5주의 감정평가액(약 6억1천만원)이 기존(약 1억2천만원) 보다 5배 이상인데도 제대로 된 확인 없이 구입 근거로 활용했다.

게다가 조경물 운반·식재 장소가 정해지지 않고 조경물 관련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매도인이 조경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이유로 조경물을 힐링관광지 가이식장에 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실제 이식장소에 직접 운반·식재했을 때보다 운반비 등으로 1억7천만원이 더 소요됐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또 조경공사를 할 수 없는 판매인(개인사업자)에 공사를 맡기고, 조경공사와 관련 없는 관광지 광장조성공사 도급업체 등에게 흙과 장비 등을 부당하게 지원하게 했다.

이에 감사원은 영동군에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하고 올해 5월 퇴직한 박세복 전 군수의 비위 내용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하고, 관련자 5명에 대해 징계와 주의를 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조경공사업을 등록하지 않고 공사한 관계자를 고발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관련자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수사 요청했다.

앞서 영동군은 군의회와 시민단체들이 수의계약으로 조경수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샀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해 7월 감사원으로부터 명확한 판단을 받겠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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