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석의 흔들의자] 신혼부부에게
[서강석의 흔들의자] 신혼부부에게
  • 충청매일
  • 승인 2022.09.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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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꿈세상 정철어학원 대표

콜록! 콜록! 종일 목이 간지럽고 잔기침이 이어지더니 오슬오슬 춥다. 한여름인데 이불을 뒤집어써도 덜덜 떨린다. 다음날, 기어이 코로나 양성 확진을 받았다. 나는 시골 밭에 마음의 안식처로 마련한 농막으로 자진 격리되었다. 농막에는 잔디 마당과 화단 그리고 텃밭이 있다.

헉!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온통 잡초밭이다. 잡초의 키가 미터를 넘는다. 화단과 텃밭에 잡초가 무성한 건지, 원래 잡초밭에 꽃과 야채가 끼어들어 자란 건지 모를 정도이다. 퇴비가 과했는지 봉숭아와 상추의 키가 미터가 되었고 백일홍과 박하와 코스모스는 사람 키만큼 자라 휘어졌다. 나와 아내는 바쁜 일에 매달리느라 한동안 밭에 못 왔고, 긴 장마철엔 엄두가 안 나 못 왔었다. 새로 맞은 사위가 농막에 놓아준 헬스용 자전거만 우두커니 이들을 지켜보았다.

얼마 전, 사위를 맞았다. 딸 부부가 신혼여행 후 첫인사를 왔을 때, 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당부의 말을 해주었다. 아비의 바람이다.

‘가정은 아름다운 화단과 같다.’

가정은 정원에 있는 멋진 화단과 같습니다. 화단은 아름답습니다. 화려합니다. 심지어 포근하고 아늑하며 행복합니다. 아침이슬을 머금은 꽃잎처럼 영롱합니다. 가정도 이와 같습니다.

화단은 사랑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잠시만 돌보지 않아도 잡풀이 무성해지고 예쁜 꽃과 나무도 시들어 황폐해집니다. 가정도 화단과 같습니다. 깊은 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을 돌보며 가꾸지 않으면 반목과 불화라는 잡초로 뒤덮이어 피폐해집니다.

이제 두 사람은 이를 명심하여, 사랑으로 아름답게 출발하는 지금의 마음만큼 온 가정에 행복의 꽃을 가득 피울 수 있도록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며, 서로에게 관심을 두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가정을 보듬어야 합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내가 꿈꾸며 생각하던 맞춤형 신랑, 주문형 신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활방식으로 다른 생각을 하며 성장한, 나와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절대 백마 탄 왕자와 백설 공주가 아닙니다. 나와는 달리 치약을 아무렇게 잡고 꾹꾹 짜서 짜증 나게 하는 평범한 배우자입니다. 나와는 다름을 가진 배우자입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닙니다. 다름은 정상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부가 나와 다름을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며 다투고 갈등합니다. 행복한 가정을 원하면 다름을 받아들이십시오. 내가 선호하지 않는 다름을 갖고 있어도 그는 틀린 사람이 아닌 바른 사람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방법, 살아가는 방법이 다름을 사랑하십시오. 서로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하나가 되어 어우러질 때 행복이 함께 할 것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은 그리움입니다. 옆에 앉아 있어도 그립습니다. 늘 설레는 마음으로 마음껏 그리워하십시오. 울컥 눈물이 쏟아질 듯 사랑하십시오. 따듯한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며 늘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십시오.

나는 코로나로 인해 격리된 일주일 동안 정원에 매달렸다. 잡초를 뽑고 잔디도 깎고 웃자란 야채와 꽃나무를 솎았다. 소나무와 사과나무, 대추나무에 약도 쳤다. 화단도 다듬고 뽑고 다시 심었다.

동트는 이른 아침 정원석에 앉아 바람을 느낀다. 정원도 이제야 제 모습을 찾았다. 사랑이 움트는 딸네 가정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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