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11개 시군 “물 사용 권리를 보장하라”
“각종 규제로 희생 당하고 용수 배분은 찔끔”

김영환 충북지사가 22일 충북도청에서 도내 11개 시·군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댐 용수 사용 권리 정상화 성명서’와 관련 충북의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박근주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22일 충북도청에서 도내 11개 시·군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댐 용수 사용 권리 정상화 성명서’와 관련 충북의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박근주기자

 

[충청매일 박근주 기자] 충북도가 불합리한 용수 배분 개선과 댐 지역 상수원 규제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물 전쟁을 선포했다.

김영환 지사와 도내 11개 시·군단체장, 국회 이종배(국민의힘·충주시)·박덕흠(국민의힘·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 등 충북 정치권은 22일 국회와 충북도청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의 물에 대한 정당한 사용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는 이범석 청주시장, 조길형 충주시장, 김창규 제천시장, 최재형 보은군수, 황규철 옥천군수, 정영철 영동군수, 이재영 증평군수,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송인헌 괴산군수, 김문근 단양군수 등이 참석했다.

이들 지자체장들은 성명서를 나눠 읽으며 충북에 대한 불합리한 물 배정 개선과 규제로 인한 피해 보상을 촉구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백두대간과 한남금북정맥 사이에 위치해 금강과 한강의 큰 줄기를 품은 충북은 전국 20개 다목적 댐 중 유역 면적과 용수 공급 능력이 각각 1, 2위에 이르는 충주댐과 대청댐이라는 거대한 댐 2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돌아온 것은 과도한 규제에 의한 피해뿐”이라며 “경제적 손실을 수치로 환산하면 기회 요인을 제외하고도 연간 10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주댐과 대청댐의 연간 용수 공급 능력은 각각 33억8천만㎥와 16억4천900만㎥에 이른다.

각각 전국 1위와 2위를 차지한다. 이들 모두 국내 3위인 소양강댐 12억1천 300만㎥와도 크게 차이가 난다.

충북에서 이렇게 확보한 물은 수도권 주민 2천500만명, 충청과 전북도민 375만 명의 식수와 산업용수로 쓰이고 있다.

김 지사는 “충북의 희생으로 만들어졌으나 충북이 활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 공급량 하루 1천239만t의 8.1%인 하루 100만t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같은 금강 줄기에 위치한 용담댐의 경우, 전북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전북에서 모든 양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충주에서 6개의 산업단지가 가동 중이지만 물 부족으로 기업 유치에 매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충주호에서 할당받은 경기도 이천시나 여주시와 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시장은 “오히려 이천시에 할당 받은 물을 다시 빌려와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음성과 진천에 조성한 각종 산업단지에 공급할 물이 부족해 투자유치한 기업이 가동을 제 때 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며 “한화규셀이 하루 8천t이 필요하지만 진천음성 지역 배정된 용수를 다른 입주 기업들과 나눠 써야 하기 때문에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충북도는 반도체,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수소에너지 등과 같이 신성장 분야 우수 기업 유치와 육성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용수 확보를 위해 국가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제는 물 공급을 위해 받아온 피해 보상, 정당한 물 사용 권리 보장,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신성장지역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물 사용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충북도와 각 지자체는 ‘충북 댐 용수 사용권리 정상화 성명서’에 △댐 건설 이후 불합리하게 공급되고 있는 충북의 댐 용수 합리 개편 △북한강 수계의 수자원은 수도권에서, 남한강 수계의 수자원은 충북에서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팔당·화천·괴산댐 등 발전댐 용수의 다목적 활용 방안 마련 △댐 건설로 인한 충북 소멸 위기 방지 위한 국가 차원의 합리적인 규제 개선 방안 마련 △충북도의 GRDP 100조원 달성을 위해 충주댐계통 광역상수도 조기 건설과 대청댐 광역상수도 생활·공업용수 추가 배분 △‘바다 없는 충북도 지원에 관한 특별법’ 조속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어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 그날까지 오늘의 외침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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