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옥천경찰서 수사지원팀장

[충청매일] 얼마 전 옥천경찰서에서 전화금융사기 예방에 기여한 금융기관 직원에게 감사장을 드리는 자리에서 옥천지역 농협조합장들께 권면한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내용인즉슨 ‘시골에서 어렵게 농사를 지어 한푼 두푼 모은 재산을 전화 금융 사기범에 속아 피해를 입은 어르신이 사건 이후 말도 없이 거의 폐인처럼 지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원통하고 상심이 크셨으면 그랬을까 생각해보지만 감히 그 어르신의 고통의 깊이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 어르신에게 피해 금액은 일년 아니 수년동안 꼬박 피땀으로 농사를 지어 고이고이 간직해온 것일테니까….

이처럼 한평생 농사만 지어오신 순박한 시골 어르신을 한순간에 파멸시키는 경제적 살인범죄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등 조직적 악질적 사기 범죄는 한시라도 빨리 뿌리를 뽑아야 하지만 ‘급한 일이 생겼다’며 자녀를 사칭하거나 ‘본인의 계좌가 범행에 이용되었다’는 식의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등 새로운 거래 양상과 신종 수법으로 교묘히 진화해 지금도 우리 가족 및 이웃들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이에 경찰에서는 서민 경제 보호를 위해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가상자산 유사수신사기, 사이버사기, 보험사기, 투자·영업·거래등 기타 조직적 사기, 다액 피해사기 등 7대 사기범죄를 ‘악성사기’로 선정하고 종합적인 척결 대책을 추진중에 있다.

먼저 올 12월까지 단속기간을 설정하고 홍보활동과 병행해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실질적 피해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수사 전 단계에 걸처 추가 피해 방지 및 범죄 수익 추적활동 등 피해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통합 신고대응센터를 설립해 범죄발생 정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사전 예방 및 차단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가정 경제를 파탄시키는 보이스피싱 등 악성사기 척결은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감시자가 돼 조직적 악질적 범죄에 적극 대응하고 신고해 준다면 머지않아 악성 사기 범죄가 근절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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