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북도 홈페이지에 보면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라는 슬로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이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새로운 것, 신나는 것을 볼 수가 없다.

김영환 지사는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 관사를 없애고 자비로 숙소를 마련하고, 집무실을 기존의 88㎡를 20㎡로 줄여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가장 작은 공간을 사용하고, 기존 집무실을 직원들이 자유롭게 회의하면서 ‘도민을 신나게’ 만들어 줄 아이디어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도지사의 문자메시지 전용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여 시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새로운 시도라고 하지만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심리학에 데자뷰(De Ja Vu)라는 말이 있다. 데자뷰란 처음 접하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도지사는 집무실을 줄이고,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것이 충북을 새롭게 하려고 일하는 방법을 솔선수범하여 바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새롭지 느껴지지 않는다.

도민을 신나게 한다고 도청을 ‘차 없는 충북도청’를 만들어 도민의 문화·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한다. 도청은 문화 휴식을 위한 곳이 아닌 행정을 우선시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자동차는 출퇴근 이외에 공무원의 주민 행정에서 필수장비이다.

차 없는 도청을 만드는 것이 저 멀리 단양군이나 영동군 군민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것인지 의문이다. 도민을 신나게 하려면 먼저 공무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침부터 출근 주차전쟁을 만드는 것은 도민을 신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것은 데자뷰와 정반대의 사고인 뷰자데(Vu Ja De)에서 나온다고 한다. 뷰자데는 늘 접하지만 처음 접하는 것처럼 낯설게 보이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뷰자데는 익숙한 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보아야 만들어진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의성은 과거와는 다른 시각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도청의 주차난을 익숙하지만 새로운 해결 방법은 없는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지금 도민들이 도지사에게 원하는 것은 재임 기간 걱정 없이 아이들을 낳아 기를 수 있고, 전국 최고 수준의 일자리 창출로 경제를 풍요롭게 하고, 노인이 되어도 고통이 없는 지역사회를 바라고 있다.

마르틴 루터 킹 목사는 그 유명한 연설인 “나는 꿈이 있다”에서 모든 흑인에게 희망을 주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 외환 위기에서 개혁을 통하여 외환 위기 극복의 꿈을 국민에게 주어 모든 국민이 금 모으기에 동참하는 위대한 힘을 이끌었다. 도민들은 이와 같은 비전과 꿈을 원하고 있다.

도민들은 지도자의 가장 큰 역할인 꿈과 비전을 바라는 데 인사와 공간문제로 중앙정부처럼 시끄러우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도민이 보는 직무수행능력은 지금과 같이 하위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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