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육군훈련소가 1951년 창설되었으니 올해로 72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훈련을 마치고 배출한 인원만 해도 9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니 한 장병이 입대하게 되면 부모와 형제, 친구 등 연관된 사람들이 평균 3~4명 정도는 된다고 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게 육군훈련소를 기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입소일이면 전국에서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친구들이 함께 훈련소를 찾아 입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느 분들은 눈물을 흘리시기도 하고 어느 분들은 등을 두드려주면서 격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도 육군훈련소에는 매년 12만 여명이 입대하여 훈련을 받고 있는데 이는 육군 훈련병의 47%를 차지하는 숫자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일한 분단국이면서 북한의 갖은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별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은 이 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국토방위에 전념하고 있는 장병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평소에는 공기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렇듯이 국가안보의 제 일선에서 밤낮없이 나라를 지키고 있는 장병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보낸다 생각하니 부끄럽기만 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면서 평소 강한 국방력을 갖추지 않으면 언제든지 침략을 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지금도 변함없이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만을 노리며 핵무기 개발에 혈안이 되어있는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한시도 방심하지 말고 국군장병뿐만 아니라 국민모두가 투철한 안보의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들은 과거 역사 속에서 안보에 소홀하면 국가의 운명은 한 순간에 적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험하였다. 6·25전쟁 당시만 보아도 그렇다. 북한보다 열세한 무기와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북한의 침략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니 3일 만에 서울이 북한 손에 들어가고 40여일 만에 낙동강선까지 속수무책으로 밀려갔다. 1592년 4월 13일에 부산을 상륙한 일본군들 거침없이 내달려 20일 만에 한양을 무혈입성 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한 나라의 운명이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적의 손에 한 나라의 심장을 내주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란 때마다 목숨을 내놓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 많다. 6·25전쟁 당시에는 학생들이 펜을 내려놓고 총도 제대로 쏴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전장터도 달려갔고 많은 국민들이 지게를 메고 무기도 없이 높은 산까지 탄약과 식량을 날랐다.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에는 전국 곳곳에서 의병들이 나타나 꺼져가는 국가의 운명을 되살리는데 큰 몫을 하였다. 전쟁의 역사를 살펴보면 동서양 구분 없이 국가가 어려움에 처할 때 자신의 목숨을 생각하지 않고 나라를 지키는데 앞장섰던 사람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나라를 위해 힘찬 함성을 지르는 대한민국의 멋진 훈련병들에게 힘찬 격려와 응원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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