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국가재정투자, 평택 87% vs 당진 13%


당진항, 민자부두 많아 사용 제한적·경쟁력 저하

[충청매일 이봉호 기자] 서해대교 사이 아산만 양안의 항구도시인 평택과 당진항의 성장 속도가 너무 큰 차이를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평택항이 경기도 유일의 국제무역항인 데다 해당 광역·기초단체장의 개발 의지가 분명하고 항명, 수도권 접근성, 개발 이슈 등을 선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후발주자인 당진항이 머뭇거리는 동안 평택항은 국가재정투자를 독점하다시피 해 현재 내항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개발할 곳이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가 됐다.

이에 지역 항만업계는 이 같은 불균형적 소외를 계속 받느니 이번 기회에 당진항으로 완전 분리 독립해 정부재정 확보 단계부터 직접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당진·평택항은 1986년 LNG기지 돌핀부두가 위치한 평택시의 이름을 따 평택항으로 개항했다.

당진항은 2004년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 승소로 평택·당진항으로 공동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그 당시 공동 명칭 사용 시작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사실은 연재물 첫 회(①이름부터 찾자)에서 지적했다.

1986년 개항 당시만 해도 인구가 평택시 25만860명, 당진군 14만3천966명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36년이 지난 2022년 6월 말 현재 평택시 인구는 57만2천548명으로 당진시 인구 16만7천92명의 3.4배로 급증했으며 민선 8기를 맞아 평택시는 100만 특례시를 꿈꾸고 있다.

실제로 개항 이후 현재까지 평택시가 당진·평택항 항만 관련 국가재정투자를 독점하는 바람에 현재 내항 일부 말고는 딱히 개발할 곳이 없을 정도다.

반면 당진항은 공동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제4차 국가항만 기본계획(2021~2030년)상 당진·평택항 국가재정투자액 총 1조542억원 가운데 13%인 1천376억원을 신평~내항 진입도로 건설에 투입하는 것이 전부다.

나머지 87%인 9천166억원의 국가재정은 평택항에 투입될 계획이다.

또 1~3차 국가항만 기본계획(1991~2020년)이 진행된 지난 30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돼 왔다.

당진·평택항 국가와 민자 부두 현황에 따르면 평택항은 모두 18선석(돌핀부두 7선석 제외, 서부두 양곡부두 2선석 포함) 가운데 기아자동차 부두 2선석만 민자 부두이며 나머지 16선석은 전부 국가 부두다.

반면 당진항은 모두 33선석(당진화력 3선석 포함) 중 국가 부두는 10선석 일뿐 나머지 23선석은 모두 민자 부두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평택항처럼 상대적으로 국가 부두가 많다는 것은 그동안 국가 재정투자가 많았음을 의미하며 당진항처럼 민자 부두가 많다는 것은 과다한 민자 투자로 부두 사용이 제한적이라 종합무역항으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 해양수산부 당진·평택항 장기발전 용역에는 양안의 상생과 균형 발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당진항에 국가재정을 집중투자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야 하며 특히 국제무역항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석문부두에 최소한 △자동차 2선석 △컨테이너 2선석 △잡화 4선석 정도의 국가 부두를 반영시켜 규모 경제의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김국환 당진해양발전협의회 해양환경분과위원장은 “1986년 개항 이후부터 평택항이 국가재정투자를 독점하는 바람에 양안의 발전 속도가 너무 큰 차이를 보인다”며 “상생 균형 발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소외됐던 당진항 국가재정투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수 당진시개발위원회 부위원장(충남도의회 의원)은 “불균형적 소외가 계속된다면 당진항으로 완전 분리독립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재정을 독자적으로 직접 확보해 전부 당진항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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