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에 버젓이 유출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국가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인 ‘건희사랑’ 페이스북에서 한 사용자는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지난 26일 낮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린다”는 댓글을 올렸다. 글에는 “공용주차장으로 오세요”라는 안내도 더해졌다.

행사 종료까지 기밀로 유지되는 대통령 동선의 일시·장소가 구체적으로 적시된 것이다. 시장 방문은 경호엠바고가 걸리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도 공지되지 않은 세부 일정이다.

대통령실 경호·보안에 이런 구멍이 뚫리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 일부 극성팬들에 의해 노출된 것이다.

운동선수나 배우, 가수 또는 제품, 서비스 등을 진심을 다해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찐팬’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찐팬들이 최근 정치적인 인물들에게도 자신들의 마음을 드러내면서 보수와 진보의 극성팬들이 생겼다.

문제는 한 나라의 국가원수에 대한 일정을 일부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의 일정처럼 자신들끼리 알고자 하면서 국가기밀로 다뤄야 할 대통령의 일정까지 노출시키는 것이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찐팬들의 이같은 열정은 지난 5월 김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면서 문제를 일으킨적이 있다.

당초 대통령 집무실은 사전 허가 없이 촬영이 제한되는 보안 구역이며 그곳에서 대통령 부부가 찍은 사진들이 대통령실 공식라인이 아닌 팬클럽에서 공개되는 것은 국가기밀상의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일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게서만 있었던 팬 문화가 이제는 정치적 성향이 같은 인물들에게도 발생하면서 ‘팬덤문화’를 맞고 있다.

어떤 대상의 팬들이 모인 집단을 일컫는 ‘팬덤’이 텔레비전의 보급과 대중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팬덤 문화’라는 말이 탄생했다.

이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맞는 인물에 대해 나타나면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이같은 팬덤문화가 보수와 진보성향의 국민들에게 전파되면서 정치적인 팬덤문화도 존재케 됐다. 문제는 지나친 팬심으로 대통령 동선이 사적인 경로로 유출은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보안사고여서 문제다.

기본적으로는 보안의식이 없는 팬클럽이 저지른 과오이지만, 그간 공사 구분 없이 사진을 공유하고 여러 일탈적 행동을 묵인·방치한 대통령실의 경호 책임도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책임유무도 중요하지만 한 나라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일정을 무조건적 팬심으로 노출된 구조적인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