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위대한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을 5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성공에 도착하여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이다. 이에 의하여 몰락하는 기업은 공통으로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성공에 도착하여 원칙 없이 확장하는 단계이다. 우리나라 많은 기업이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면 문어발식으로 기업의 영역을 확장하다가 기업의 간판을 내렸다.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지구 상에서 6천만년 동안 번성한 공룡이 멸종한 이유로 공룡이 너무 커져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멸망하였다고 한다. 기업의 경우도 능력이 없이 조직의 규모를 키워서 위기를 스스로 불러 들린다.

세 번째 단계는 자기가 만든 위기를 부정하는 단계로 몰락의 길에 들어선 기업은 이 위기를 위기로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인 신호에만 집착한다. 이러한 조직의 구성원들은 기업의 위기를 인식하면서도 최고 관리자에게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최고관리자의 권력에 도전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기업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네 번째 단계의 몰락하는 기업은 눈앞에 닥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개혁을 추구한다. 그러나 몰락하는 기업이나 조직에는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졌고, 실패와 패배의 공포와 절망만이 살아남게 된다. 다섯 번째 단계에 들어서는 생존의 가능성이 없어져서 투쟁을 포기하거나 몰락을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성공한 기업은 환경의 변화로 발생하는 위기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항상 닥쳐올 위기에 대하여 미리미리 준비한다. 그리고 항상 현실에 안주하고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한다.

기업의 몰락 법칙은 정권의 몰락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몰락한 정권은 대부분 정권을 창출한 것에 도취하여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면서 권력을 키운다.

지금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 권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술책을 다 동원하고 있다. 그 권력이 공룡처럼 커지게 되면 권력에 대하여 비판하는 소리가 없어지고, 위기를 보지 못하고 위기를 위기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정권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정권에 아부하고 정권 창출에 공을 세운 사람만이 남아 있게 된다. 이 단계를 넘어서서 마지막 몰락의 단계에 들어서게 되면 권력을 가졌던 사람을 희생양으로 하여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것이 법칙이다.

기업의 몰락과 같이 정치권에서도 위기를 뒤늦게 인식하여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더라도 국민들은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꼼수로만 생각한다.

지금 여야 모두 내부 싸움이 사색 당쟁을 재연하고 있다. 그 싸움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위기의 시초가 되리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협력과 조화는 하찮은 것들을 키우나 불화는 기업이나 정권의 위대한 것들을 몰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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