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영호/충북도의회 의장

 

집행부 ‘견제와 감시’ 본연 임무 충실

상임위원회 중심의 일하는 의회 운영

사무처 직원 전문성 강화로 의회 발전

김영환 지사 정책은 ‘사고의 유연성’

사고 경직성 탈피…시대 적응 긍정적

집행부와 여야 협치·소통의 바탕으로

도민 중심, 신뢰받는 의회 반드시 실현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제12대 충북도의회가 개원 한 달을 맞았다. 지난 7월 1일 출범한 12대 도의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에 따라 처음으로 인사권을 행사한 후 출범한 첫 지방의회다.

특히 전반기 도의회 의장을 맡은 황영호 의장(국민의힘·청주13)은 기초의회인 청주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후 광역의회인 충북도의회 의장까지 맡으면서 그 의미를 더 하고 있다.

황 의장은 “32년만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 시행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우크라이나 전쟁 및 고유가로 인한 물가 불안정 등 어려운 경제현실에 놓여있다”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도민에게 인정받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낮고 겸허한 자세로 오직 도민과 충북의 미래만을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의회 의장에 선출되고 한 달이 지났다. 전반기 의정 방향이나 중점과제는.

의회 존재의 이유는 ‘견제와 감시’라고 생각한다. 의회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무엇보다 상임위원회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에 무엇보다 상임위원회 중심의 의회를 운영할 것이며, 상임위원회가 활성화되고 제 기능을 발휘해야 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활동과 의원 개인의 역량 강화를 통해 각 지역 도민들의 목소리를 녹여낸 조례를 제정하고 불합리한 조례는 개정하는 등 의회 제 모습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이에 첫 번째 본회의 일정에 앞서 7월 8일 전체 의원 연찬회를 실시해 그동안의 형식적인 이론 교육과 차별화해 본회의와 상임위원회를 가상으로 개최해보는 실질적인 교육을 마련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평가받았다.

또 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관 신설로 사무처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의정을 보좌할 수 있게 됐다. 의회사무처 직원들의 역량이 곧 의회의 발전에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직원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겠다.

●상임위 배분 등 원(院) 구성 과정에 불협화음에 대해

정치라는 것은 의견대립과 갈등 속에서 대화와 조정, 타협하며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 나가는 것이 정치인의 임무다.

이번 12대 도의회 원구성에 있어, 각 의원들의 신청과 현재 사회 활동(제척·기피)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퍼즐을 맞춰나가는 과정에 있어 약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으나, 모든 의원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정의원의 특정상임위원회 배정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려 노력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이것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본회의 불출석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의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서로 양해해야 하는 부분이며, 이제 원구성이 완료됐으므로 앞으로는 하나 된 모습으로 도민들께 신뢰받는 의회를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취임 후 ‘차 없는 도청’ 등 파격적 행보에 대해.

‘차 없는 도청’의 경우 김영환 지사가 공간 전문가와 청내를 순회하며, 공간 배치와 활용에 대해 소통하며,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사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그동안 도정은 12년간 관료 출신 지사가 이끌어 왔는데, 공무원의 관료 생활이라는 것은 수직적으로 행정 업무를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김 지사의 정책이 사고의 유연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본인만의 상상력의 행정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데, 사고의 경직성을 탈피해 시대에 적응하는 것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단, 김 지사가 정책을 발표할 때는 행정의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하니까 그에 따르는 법적, 제도적 현실적 문제를 감안해 숙성된 정책을 내놔야 한다. 지사의 상상력을 더해 현실적인 상황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지사는 다양한 측면에서 경험치가 높다. 노동 현장의 투쟁을 비롯해 시인, 치과의사, 국회의원 등 이러한 경험들이 순기능으로 작용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도민들의 뜻과 어긋나거나, 예산의 효과 비용 측면에서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의회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같은 당 도지사가 이끄는 집행부와의 견제와 관계는.

도지사와 같은 당 소속이기 때문에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다는 도민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도의회는 ‘견제와 감시’가 도민들께 위임 받은 첫 번째 책무라고 생각하며,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도지사의 정책과 방향이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부합한다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 적극 협조할 것이며, 도지사의 정책이 도민이나 도의원의 눈높이에 괴리가 생긴다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분한 협의·토론 과정을 거쳐 그 간격을 좁혀나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 지방자치의 중심은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의회에서 고질적 문제 됐던 것이 외유성 해외연수다. 12대 의회의 해외연수 계획은.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다양한 해외 선진 문물을 경험하고 수용해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면 소중한 기회다.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제대로 된 선진사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양질의 해외연수를 실시하겠다.

다만 그 시기와 내용, 방법에 있어서 깊이 있는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해외연수가 필요하다면 도민과 언론, 시민사회 단체 등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상태에서 추진하겠다.

●김영환 지사의 현금성 복지공약 축소 및 장기과제 전환에 대한 도의회 입장은.

공약 이행은 재원의 문제와 직결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회와 협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집행부에서 이와 관련해 협의를 요청할 것이라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함께 논의한 후 입장 정리를 할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지방의회의 권한 확대와 책임에 대해.

오랜 의원생활 경험동안 전국 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 대표회장으로 활동하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입장에서 의회 인사권이 독립된 것을 매우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해 의회의 어떠한 권한이 늘었다는 생각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이라는 무게를 느끼고 있다. 앞으로 의회사무처 직원들의 의원 보좌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며, 이것이 곧 의원 역량 강화로 이어져 보다 전문적인 견제와 감시로 나타나도록 하겠다.

사무처 직원 인사에 있어서도 연공서열, 근무성적평정, 업무능력, 공직사회 평판 등 신중한 검토를 통해 보편타당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도의회 의원들과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12대 충북도의회를 바라보는 도민의 시선은 제대로 일하고 도민의 민생을 살펴달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으로 도민의 여망을 받들어 도민의 행복한 삶과 충북도의 발전을 위해,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여·야를 초월한 상생과 협력, 협치와 소통의 바탕위에서 의회를 운영해 가고자 한다. 이 생각이 현실화되고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동료의원 여러분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늘 동료의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민을 함께 나누겠다.

또 민의의 전당인 충북도의회의 주인공은 바로 164만 도민이다. 도민의 관심과 참여는 의회를 더욱 역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12대 도의회는 ‘도민은 항상 옳다’는 평범한 진리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도민이 중심, 신뢰받는 의회’를 반드시 실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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