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길순 작가, '새로 쓰는 동학기행3' 출간…한반도 전역 동학사적지 답사·조사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채길순 작가(소설가·명지전문대 명예교수)가 한반도 전역의 동학 사적지를 답사, 조사해 온 동학 이야기의 완결편인 ‘새로 쓰는 동학기행3’(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1만8천원)(사진)이 출간됐다.

이 책은 전라남북도와 제주도 지역 동학농민혁명사와 관련 사적 및 역사를 소개한다. 가장 큰 특징은 한국 근대사의 결정적인 변곡점인 동학농민혁명을 전국의 각 도와 군 단위로 조명한다는 데 있다.

사건이나 인물 중심의 접근이 대부분인 동학농민혁명사 연구에 새로운 관점과 안목을 제공함으로써 더 입체적인 역사상을 구성해 내는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인 단위에서 민중 전체의 참여로 전개된 사건임을 드러내고, 각 지역별 전개 과정의 특징 또한 훨씬 객관적으로 드러내 준다.

제3권은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적 진원지였던 전라남북도를 주로 다루고 있어 그 내용이 더욱 풍부하다. 이 책은 한국근대사의 출발점이자 세계적인 민중 주체 혁명인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의미, 그 위상과 가치를 가늠하고 판별하는 가늠자와 좌표 또는 지도 역할을 해 준다.

채길순 작가는 그동안 ‘새로 쓰는 동학기행’은 1권(2012 초간)에서 ‘강원도, 충청도, 서울·경기도’ 지역을 소개하고, 2권(2021 초간)에서는 ‘경상남북도, 북한’ 지역 동학농민혁명사를 권역별로 소개했다.

이번에 출간한 제3권은 시리즈 최종 편으로,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를 다루고 있다.

이 지역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로 보면 횃불의 시작점이자 종점이다. 갑오년 한 해 동안 이 지역은 민중이 자기의 존재를 자각하는 도량(道場)이었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성취해 내어 관민상화(官民相和)의 새 정치를 펼쳐낸 ‘해방구’였다. 조선 팔도, 나아가 동북아시아가 전라도로 집중되었고, 전라도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로 그 지평을 펼쳐낸 시기였다. 새로운 세상의 꿈이 실현 직전까지 갔었고, 그 높이만큼의 좌절과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전라북도에 동학이 유입된 것은 창도주(수운 최제우) 재세 시기(1864년 이전)부터라는 일부의 주장도 있으나 대략 최시형의 포덕을 기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앞의 주장은 1860년대 창도주 최제우의 남원 지역 행적 때문인데, 그가 남원 교룡산성 은적암에 도피하여 경전을 집필할 당시 금산 남원지역에 동학이 포교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입도했던 도인의 행적은 수운 순도 이후 멸절되다시피 했고, 본격적인 동학 포교는 1880년대 말 동학 2세 교주 최시형의 전라도 잠행 포덕으로 동학이 널리 퍼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892년 공주·삼례 취회, 1893년 광화문 상소, 보은 취회 등 교조신원운동을 거치면서 동학교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일본군의 참전으로 패배를 거듭한 동학농민군은 살아남기 위해 무리를 해산시키고 피신해야 했다. 지역 유생을 중심으로 결성된 민보군 토벌대가 마을 마을을 지키고 있어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동학농민군은 관-일본-민보군에 붙잡혀 희생되거나 인근의 산속으로, 혹은 강진의 대구 칠량을 거쳐 해남으로, 보성 회령으로, 또는 회진 등 남쪽 바닷가로 숨어들었다가 배를 타고 섬으로 숨어들어 생명을 보존해야 했다.

작가는 “동학농민혁명사상 단일 전투 희생자로 보면 통상 ‘우금치 전투’라고 불리는 충청도 공주에서의 대회전(大會戰)에 즈음해 약 보름 전후 기간 동안 희생당한 동학농민군의 숫자가 가장 많을 테지만,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의 실질적인 주도로 치러진 ‘남한 대토벌 작전’에서 수많은 잔인한 학살이 벌어진 것을 감안하면, 역시 전라남북도가 동학농민혁명의 중심 지역이었음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며 “‘새로 쓰는 동학기행’ 전 3권이 완간된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이 한반도-동북아시아를 거쳐 결국 세계화(제국주의 시대)의 중심부와 연결되었듯이, 동학농민혁명의 재발견, 그 근본의 재구성은 새로운 문명세계 구축이라는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의 비전을 찾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끝자락인 현 시점, 동서 신냉전구도의 구축이라는 패러다임 너머를 바라보는 시야를 열어준다는 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채길순 작가는 1983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장편소설 ‘흰옷이야기’, 대하 장편소설 ‘어둠의 세월(상·하)’, ‘흰옷이야기 1, 2, 3’, ‘동트는 산맥 전 7권’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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