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5m 물탱크에 197명…단양 시루섬 생존 실증

[충청매일 조태현 기자] 지름 5m 물탱크 위에 성인 197명이 올라설 수 있을까.

충북 단양군이 50년 전 물난리 때 시루섬의 기적을 만든 물탱크를 재현하고 당시 상황을 실증하는 실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21일 단양문화체육센터에서 단양중 1학년과 3학년 학생 200명은 군이 사전 제작한 시루섬 물탱크 모형에 올라서는 실험에 참여했다.

1972년 태풍 베티로 물에 잠긴 남한강 시루섬은 44가구 250명의 주민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아픈 역사가 있다. 6만㎡의 섬 전체가 침수하면서 주민들은 높이 7m, 지름 5m의 물탱크에 올라서서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됐다.

이날 실증 실험에서 197명의 학생이 시루섬 물탱크 모형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실제 상황이라 여긴 학생들은 한치의 빈틈도 없이 똘똘 뭉쳤다. 서로에게 의지해 3분을 버텼다.

특별한 실험 소식에 당시 생존자 김은자(66)씨 자매도 현장을 찾았다. 김씨는 “시커먼 물바다 속에서 어떻게 버텼는지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회상했다.

군은 다음달 19일 단양역 일원에서 시루섬 생존자 재회 행사를 연다. 이날 실험 영상 상영과 함께 고향 땅 밟기, 합동 생일잔치, 천도제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김문근 단양군수는 “시루섬 기적을 단양을 알리는 소중한 역사 자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