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비대위 “충북도당 선관위서 뒤집을 수 없다” 제동
도당 선관위 전날 “이강일 당선 무효…2순위 당선” 의결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더불어민주당 청주 상당구 지역위원장 경선 승자가 하루 만에 또 바뀌었다.

충북도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를 이유로 경선 1위를 변경했으나 중앙당이 수용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20일 민주당 충북도당 등에 따르면,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비대위에서 의결된 사안을 충북도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뒤집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충북도당 선관위가 의결한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선관위는 지난 19일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강일 행복가정재단 상임이사의 승리 자격을 박탈했다.

당시 선관위 관계자는 이 상임이사의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고, 소명 자료와 수집한 증거 등을 토대로 종합 검토해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16일 의결 사항인 경선 1위가 후보 자격을 잃으면 2위가 당선자가 된다는 것에 따라 김형근 전 충북도의장을 경선 승리자로 확정했다.

하지만 이날 중앙당 비대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청주 상당구 지역위원장 경선 1위는 이 상임이사로 다시 바뀌었다.

이 상임이사는 이미 중앙당 비대위 의결과 당무위원회 인준 등을 거친만큼 사실상 지역위원장으로 확정된 셈이다.

이 상임이사는 이날 충북도청 기자실을 들러 “충북도당 선관위가 진행한 절차가 당헌 당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선관위 권한 밖의 일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려고 (중앙당에서)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당 선관위가 나한테 당선을 무효화하는 것은 어떤 근거가 없다”며 “나름 입장이 있겠지만 번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15~16일 청주 상당구 지역위원장 선출을 위해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경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상임이사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상임이사는 400표(34.51%)를 얻어 김 전 의장(386표·33.3%)과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373표·32.18%)을 제쳤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은 18일 이 상임이사의 부정선거 운동을 주장하며 민주당 충북도당에 이의 신청을 했다.

김 전 의장은 “이번 경선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이의 신청은 경선 당선자인 이 후보의 부정선거 운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충북도당과 도당 선관위의 엄격하고 신속하며 일관된 조치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민주당 충북도당 선관위는 김 전 의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앙당 비대위에서 제동이 걸렸다.

청주 상당구 지역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잡음은 일단락됐으나 법적 대응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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