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서울 사램덜언 참 이상해유. 왜 자꾸 일거릴랑 맹글어가꾸 바쁘게 사능가 몰르겄슈. 지 칭구만 해두 그려유. 걍 살어두 편할 낀디 돈을 긁어 모을라구 용을 쓰능거 같어유. 내 보기엔 그만허믄 사는 거 겉은디 그놈에 욕심이 한두 끝두 없능게 뷰.

접때는 전화를 한 번 받었는디 오랜만이라 이런저런 할 얘기두 많었쥬. 종내는 부동산 얘기꺼정 간규. 살던 아파트를 팔어가꾸 퇴직금 받은 거랑 보텨서 역세권에 이사를 했넌디, 시세 차익이 엄칭이 많이 났대유. 그라믄서 지헌티 허는 말이, 가만히 있지 말구 지금 사는 집은 팔어서 시를 살믄서 새 아파트루 분양을 받으라능 규. 그라믄 낭중에 피만 챙겨두 그게 워디냐구유.

아주 목소리에 심이 철철 넘쳐유. 지더러 답답혀서 죽겄다능 규, 왜 그륵히 사냐구유. 가만히 생각해 보니께 머리가 아프대유. 그래 내가 그랬쥬. 지금 사는 집두 편하구 존디 뭐더러 이사를 하냐구유. 안 그류? 서울 사램덜언 왜 그륵히 복잡허게 사능가 몰러유.

또 한 칭구는 이 나이에 뭘 배우겄다구 노상 뗘댕겨유. 아, 핵교 댕길 즉에 그만큼 공부혔으믄 되였지 인저와서 무신 광영을 보겄다구 저 난린지 내 참 알다가두 몰르겄다니께유. 아침버텀 살림허구 돌아스믄 저녁인디, 맨날 그륵히 사는 지가 답답하다능 규. 근디 생각 즘 해 봐유. 애덜두 다 키웠겄다 인저 허리 즘 필만 허걸랑유. 그래 존 거 먹구 존 디두 댕기믄서 이륵히 사능기 월매나 존디, 뭐더러 자꾸 일거리를 맹그냐구유. 근디 일거리 안 맹글구 나마냥 내비뒀으먼 허는 사램이 또 있능 거 겉어유.

지가 대전엘 살다 한 삼십 년 만에 다시 와 무심천을 댕기다 깜짝 놀랬슈. 딴 디는 하두 배뀌서 놀래는디 청주는 너무 안 배뀌서 놀랬어유. 강산이 시 번이나 벤할 동안 할아부지 셤만 쓰다듬구 있능 거 같었슈. 하상도로가 생기구, 물두 맑어진 거는 같은디, 워쩐일인지 서글픈 생각두 나구 화두 나더라구유. 지가유, 왜 이런 생각을 하냐믄유, 대전이건 전라도 워디건, 아니믄 가까운 진천이나 증평만 혀두 뭔가 살어있는 느낌을 받걸랑유. 원제든지 오믄 손님 대접을 해 주겄다는 기 보인다구유.

그래 하두 답답혀서 사램덜헌티 물어봤쥬. 무심천은 왜 기냥 내비두냐구유. 생태하천이라 그렇대유. 그래두 봄이넌 벚꽃, 가을이넌 억새가 멋있다능 규. 억시게 좋아진 거래유. 근디 생태하천이라구 기냥 내비두믄 쓰겄어유? 사램 정성이 보이덜 않넌디. 암만 자연인두 머리는 깎구 목간은 할 거 아뉴. 그라구 억새는 기냥 내비둬두 무쟈게 번지는 거 아녀유? 지절루 말유.

이건 뭐 손두 안 대구 코 풀겄다는 기지 뭐겄어유. 인저 미호강 시대가 왔넌디 미호강 지류 중에 그래두 힘주는 디가 무심천 아녀유. 억새만큼 키 큰 잡풀 대신에 철마다 유채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겉은 꽃이루다가 가꿔가꾸 시민들 눈요기래두 허믄 월매나 좋으까유?

허기사 뭐더러 일거리를 맹글겄어유 시방두 괜잖은디. 그라니께 기냥 내비둬유. 우에 기신 으르신덜두 뭔가 허느라구 허능거겄쥬. 기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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