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꿈세상 정철어학원 대표

1952년 7월,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6살 소년 ‘폴 알렉산더’는 갑자기 어지럽고 목이 아픈 증세를 보였습니다. 가족들은 감기나 독감 정도로 생각했지만, 의사는 뜻밖의 진단을 내렸습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였습니다. 1952년 미국 전역은 6만 건이 넘는 소아마비가 발병된 최악의 해였는데, ‘폴’도 그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몸살과 고열 증세로 시작되었지만 얼마 후 걷고 음식을 삼키고 숨을 쉬는 능력까지 모두 잃게 된 ‘폴’은 기관절개술을 한 다음, 밀폐된 탱크인 인공 철제 폐에 넣어 치료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18개월이나 지났지만, 오히려 그의 신체는 몸 아래로 거의 마비가 되었고 철제 폐 밖에서는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 의사는 ‘폴’이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는 ‘폴’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라며 인공호흡기인 철제 폐(사람 몸을 넣고 머리만 밖으로 나오는 철제 통)와 함께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전기로 움직이는 호흡기가 정전이라도 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폴’의 인생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폴’은 10대 때부터 재활 치료에 매진하여 철제 통 밖에서 몇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낮에는 학교에 들러 수업을 듣고, 밤에는 통 안으로 들어가는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폴’은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는 학사학위를 2개나 받았고,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하여 잠시나마 변호사로도 활동했습니다.

‘폴’의 폐는 완치된 것이 아니었기에 ‘폴’은 통을 멀리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신체 능력이 저하되면서 밖에서 지내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폴’은 낮이든 밤이든 대부분 시간을 이제 통 안에서 보내게 됐습니다.

노인이 된 ‘폴’은 통 안에서도 도전을 이어갔는데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렸고, 입으로 타자를 하며 글을 썼습니다. 최근에는 8년 동안의 집필 끝에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회고록 ‘철폐 속의 나의 삶’도 출간했습니다.

소아마비가 발병한 6세부터 75세가 된 현재까지 무려 69년을 거대한 인공호흡기인 철제 폐에 의지한 채 생존하고 있는 그의 위대한 삶은 실로 경이로울 뿐입니다.

 

‘폴 알렉산더’는 말합니다.

“난 죽고 싶지 않았어요. 사는 게 고통스러웠지만,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폴 알렉산더’의 삶을 마음에 접하고 정신이 번쩍 든다. 나는 부친의 교통사고로 중학교 1학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서울로 상경하여 말로 다 못 할 설움과 고생을 겪고 23세에 중학교 공부를 시작했다. 평탄치 않은 삶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가정도 꾸리고 사업도 하고 박사학위도 받았다. 나는 내심 나를 대견해했다. 이제 이랬던 내가 머쓱하다. 옛말에 ‘남의 염병이 나의 고뿔만 못하다’라고 하지만 나의 삶은 ‘폴 알렉산더’의 삶에 비할 수 없다. 그의 고난과 고통, 피나는 노력은 상상할 수도 없다. 숙연하다.

요즘 물가는 오르고 코로나는 다시 고개를 든다. 삶의 파고가 요동을 칠 조짐이다. ‘폴 알렉산더의 삶’이 큰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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