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스페이스 몸 미술관, ‘종과 횡-강력한 염원’ 시리즈 전시
내달 10일까지 사진작가 김옥선 ‘베를린 초상’·주 황 ‘출발’展

김옥선 ‘베를린 초상展’(왼쪽)와 주 황 ‘출발展’ 전시 모습.
김옥선 ‘베를린 초상展’(왼쪽)와 주 황 ‘출발展’ 전시 모습.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2022년 스페이스몸미술관은 다음달 10일까지 청주시 가경동 스페이스몸 미술관 제2, 3전시장에서 ‘종과 횡-강력한 염원’이라는 타이틀 아래 사진작가 김옥선, 주 황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종과 횡-강력한 염원’은 생과 사를 바꾸는 팬데믹을 함께 겪으며 온 시간에 대한 성찰과 염원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기획이다.

암담했던 정지의 순간에도 이 다채로운 세상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끊임없이 추구해왔다. 모두의 잘못이고 모두가 피해자인 상황에서 종과 횡은 세계를 분리하고 간결하게 바라보기로 이치에 가깝게 다가서고자함이다. 예술의 근원적 방법인 기록과 상징이라는 분류로 상반기에는 사진으로, 하반기는 상징적 회화를 통해 살펴본다.

작가 김옥선은 지난 20년간 한국의 여성, 국제 결혼한 커플, 제주에 거주하는 이방인과 나무초상 등을 사진에 담아왔다. 그의 사진은 중심 지향이 아닌 주변을 돌아보는 시선, 대상으로 향한 객관적 시선을 가지며 미묘한 상황포착과 절제, 특유의 디테일들이 발산하는 혼성의 세계는 시선과 감각을 재구성하고 혼성의 삶과 일상을 수용하는 열린 시야를 획득하게 한다.

2전시장에서 개최되는 ‘Berlin Portraits 베를린 초상’은 3년간 김옥선 작가가 베를린을 방문해 진행한 작업으로 1960년대 독일로 이주하여 현재까지 베를린에 남아 있는 전직 한인 간호여성들을 촬영한 인물사진展이다.

선명한 디테일을 보여주는 대형 프린트를 활용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대상을 직접 대면하는 듯한 ‘접촉’의 경험을 제공하여 대상이 ‘실재했음’을 직접적으로 공감하도록 의도한 작업이다. 객관적 관찰자의 시선으로 대상을 반복 나열하고, 집적함으로써 일련의 연작을 구성하며, 이 같은 장치를 통해 베를린 간호여성들의 혼종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한편, 그들을 둘러싼 역사적이고 사회적 맥락을 소환하여 이중적 타자로서 그들의 삶을 성찰하게 한다.

주 황 작가는 뉴욕(1991∼2012)에서 ‘Stranger Than Paradise’, ‘얼굴’ ,‘노래방’ 등 아시안 여성의 타자화 된 정체성에 관한 작업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동시대 한국 여성의 이미지가 어떻게 재현되고 소비되는지를 ‘의상을 입어라’,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등을 통해 탐구해왔다.

‘Departure 출발’은 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여성을 담고 있는 사진 연작으로 유학이나 이민, 취업, 여행, 출장, 국제결혼 등 해외로 출국하는 한국의 젊은 여성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우리에게 이 여성들이 무엇으로부터 떠나고, 어떤 삶을 향해 가는 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나아가 떠남이 내포하는 (혹은 역사적으로 내포했던) 디아스포라의 무거움뿐만이 아니라 이동하는 주체로서의 새로운 세대의 여성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옥선의 ‘Berlin Portraits 베를린 초상’과 주황의 ‘Departure 출발’은 코리안 디아스포라라는 커다란 역사의 흐름에 맞닿아 있고 나아가 두 작업 모두 여성 초상이라는 형식의 동일성 공유한다는 점에서 각각의 개인전을 함께 관람하는 의미가 있다.

익숙한 터전을 벗어나는 인물들, 상황을 받아들이기보다 거스르거나 가로질러 가는 등신대의 피사체는 관람객을 주시하는 무표정으로 강력하게 마주하게 한다.

자신의 취향과 시간이 묻어나는 생활 장소에서 자신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의 한 장면으로 그 생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김옥선과 일시적으로 통과하는 공간인 공항에서의 떠나는 인물의 개인적 배경이 삭제된 장면에서의 불안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에 바람과 기원하게 되는 주 황, 두 기록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너무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나아가 두 작가가 보여주는 세대와 영토가 다른 ‘여성의 얼굴/초상’은 동시대 여성이 미래에 확장해 나갈 지평을 예감해 보는 하나의 시도가 될 수 있다.(☏043-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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