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석/기상청장

2019년에는 ‘레끼마’, ‘크로사’ 등 7개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한반도 영향 태풍의 평년(1991~2020년, 한반도 영향 태풍) 3개 발생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태풍 발생 횟수로 60년 만에 최다 기록이다.

이처럼 빈번해지고 강력해지는 태풍 발생과 더불어 최근에는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한 태풍의 활동 변화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 보고서(AR 6)’에 따르면 전 세계 강한 열대성저기압의 발생 비율이 과거 40년 동안 증가하였고, 북태평양 서쪽 해상 열대성저기압의 세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위도가 북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는 태풍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열대성저기압의 세력이 커지는 위치가 변해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의 이동시간이 과거보다 짧아졌음을 의미한다.

기상위성은 태풍을 포함한 다양한 위험기상을 관측하고 예보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관측 장비다. 기상위성이 개발되기 전에는 태풍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거나 관측 지점 혹은 육지로 상륙하기 전까지 그 강도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기상위성의 개발과 활용으로 태풍 생성부터 소멸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인 감시가 가능해졌고, 관측 장비가 부족한 해상에서 북상하는 태풍을 신속하게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위하여 미국, 일본, 중국 등 기상선진국은 자국의 태풍을 비롯한 위험 기상 재해 예방을 위해 기상위성 개발에 전력을 쏟았고, 우리나라 또한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1호와 2A호를 개발하여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2A호를 활용하여 북태평양 전역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특히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풍의 경우에는 집중적인 특별관측을 진행한다. 천리안위성 2A호를 통해 3시간마다 태풍의 구조와 강도, 이동방향 및 속도 그리고 강풍반경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한 태풍 실황과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상위성 관측 영상이 필요한 언론, 방재 기관이나 태풍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변 국가에 고품질의 위성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신속한 태풍 예보와 재해 대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강력해지는 태풍 발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기상위성 운영을 통해 태풍이 생성될 때부터 조기탐지하여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하여 신속한 태풍 정보 제공으로 태풍이 영향권에 진입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확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기상청은 평면적 분석정보 산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화되고 있는 태풍의 진로를 예측하는데 필수적인 대기의 연직정보 관측이 가능한 탐측기를 탑재한 정지궤도 위성 개발에도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태풍, 집중호우 등의 위험기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위험기상으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염원하며, 앞으로도 기상청은 차세대 기상위성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위험기상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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