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명 충북도농정국장

우리나라 농업 종사자 고령화 속도는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충북의 농업경영주 11만 명 중 65세 이상 비율은 2021년 기준 50.4%로 2015년 농업경영체 시행 이후 5% 증가했다. 반면 40세 이하 청년 농업경영주는 2%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이런 고령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경제순환은 생산→분배→소비를 의미한다. 인간은 생활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생산, 소비 또 생산해야 한다. 어느 하나가 기능을 잃거나 약화 되면 삶 유지가 힘들다.

그런데 생산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농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생산을 이어갈 청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고 있지만 세계적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생산 기둥을 튼튼하게 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년들이 농업 분야에 유입돼야 한다.

청년층에게 농업을 선택하고 농촌을 이어가는 것에 확신을 주어야 한다. 농지라는 하얀 도화지 위에 꿈을 설계하고 완성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청년들은 개성을 중시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 이들에게 농업경영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니 “초기 경영자금이 있어야 하고 농지확보는 물론, 영농기술 전수와 판로에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충북도는 청년 농업인 육성을 우리 농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첫째, 조기 정착과 경영 안정을 위한 다각적 지원책 마련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영농의지와 역량을 갖춘 청년 후계농업경영인 461명을 선발해 최장 3년간 월 100~80만원 생활안정자금과 최대 3억원 창업자금을 연리 2%로 지원한다. 또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를 우선 임대하고, 전문 교육기관의 영농교육과, 전문가와 선배 농업인의 컨설팅도 지원한다. 청년 귀농ㆍ귀촌 캠프와 동아리활동 프로그램도 운영은 덤이다.

둘째, 농촌 정주 여건 마련이다.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삶의 터전 문제다. MZ세대가 삶터와 일터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데 반해 농촌지역의 교육과 문화ㆍ주거ㆍ복지 환경은 열악하다.

충북도는 11개 시군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농촌다운 도시, 즉 ‘농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농시조성으로 농촌이 삶의 터전, 일터, 보금자리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셋째, 실무형 인재 양성이다.

농업 현장에서 바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농업계 고등학교와 농과 대학교에 실습 시설과 설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최근 청년 농업경영주가 다소 증가하고 있다. 좋은 전조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흐름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과거와 달리 농업에도 디지털·바이오 등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디지털 세대에게는 기회의 산업이 될 수 있다.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스마트농법을 이용해 친환경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진천군 소재 ‘만나CEA’는 좋은 예다. ‘만나CEA’는 대학 시절 농업 발전에 뜻이 맞는 카이스트 출신  과학도들이 창농(創農)해 성공한 대표적 벤처 농업기업이다.

물론 농업 창업이 절대 쉽지는 않다. 초기 자본이 많이 들고 정보와 기술력이 낮아 현실은 녹녹지 않다. 하지만, 도전해 보지 않고 이루어지는 꿈은 없다.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아 싸우고 있는 청년들이 농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길 희망한다. 봄의 새싹처럼 돋아나는 청년들이여! 농업과 농촌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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