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순 교수 ‘엄마에게 치매가 왔다’ 출간
치매관련 사례·법제화 과정 담담하게 담아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최영순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가 실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치매 질환에 대해 쓴 ‘엄마에게 치매가 왔다’(놀북/1만5천원·사진)를 출간했다.

이 책은 엄마와 시어머니가 알츠하이머형 치매질환으로 요양병원, 재활병원 입원 치료, 그리고 요양원 입소 이후 돌봄에 대한 전반적 과정을 지켜보면서 쓴 글이다.

어느 가족이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 ‘치매’다. 수 많은 질환 중 치매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 모두를 해체 시킬 만큼 무섭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가족들에게 진행 중이고 곧 찾아올 것 같다는 공감을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내 가족에게는 오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같은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엄마에게 치매가 왔다’는 저자의 엄마와 시어머니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 저자는 간호사 출신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원으로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였으나 어느 날 “네가 누구니?”하고 물어오는 엄마의 치매 증상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심정이란 어떤 것일까? 자식으로서 겪는 죄책감에 울컥하면서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저자 뿐 아니라 현재 중년을 지난 베이비붐 2세대가 비슷한 현실에 맞닥뜨리고 있다.

저자는 엄마의 치매를 접하고 긍정보다는 부정하며 피해가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하루가 다르게 노쇠해져가는 부모를 모시면서 자신의 건강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이중부담을 느껴야 했다. 한창 일할 나이에 큰 교통사고를 당해 건강하지 않은 몸이 된 저자는 치매 엄마와 함께 지내며 극단을 오갔다. 모질게도 엄마와 자신을 두 장애인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최영순 교수는 “모든 기억이 서서히 소멸해가는 치매 앞에서 차라리 하루하루는 인문학과 철학을 필요로 하는 숭고한 시간임을 체득하는 순간이었다”며 “이겨내려면 죽음마저 넘어서서 인정하고 다시 바라보는 결기와 실천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치매 질환을 겪는 사람들과 그들을 돌보아야 하는 간병인, 그리고 의료 시설과 전문적인 의료 행위와 돌봄 서비스를 비롯한 복지 저 끝의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존엄에 대해 끝없이 묻고 있다.

어떤 삶이든,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 과정에서 치매 질환처럼 한 사람이 떠안을 수 없는 단계가 다가온다. 저자는 엄마의 몸과 마음을 수없이 드나들며 고통의 원인을 드러내고 한 인간의 단면을 보고야 만다.

이 책에서 치매는 가족의 누군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사회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한다. 사회 전체가 나서야만 하는 진정한 돌봄을 통해 스스로 존엄의 자리에 있어야 사람다운 사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책을 통해 덤으로 얻는 것은 우리 사회의 치매 관련 사례와 시설 현황, 그리고 법제화를 통해 대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담담하게 엄마의 치매기 아래 쓰고 있다.

저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원이자 간호사로 재직했던 경험을 토대로 문재인케어로 대표되는 정부의 노인건강과 복지의 밑그림을 그렸다. 그런 그가 엄마에게 찾아온 치매를 통해 관련 법제의 현실과 돌봄 사회로의 전환과 대안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상담심리학 공부를 하며, 교육학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이다. 또한, 아프리카 아시아 희망연대(NGO) 설립자이자 대표로 남아프리카 에스와티에서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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