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심리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을 평가할 때 타인에 의한 평가보다는 성과를 부풀리고, 편파적이고, 신뢰성이 낮고, 부정확한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면에 타인을 평가할 때는 자기를 평가할 때와는 다른 평가기준과 자료를 가지고 평가한다고 한다. 이에 의하여 대부분 사람은 자기긍정 타인부정의 편향성을 보이게 된다.

이처럼 똑같은 일도 보는 사람과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인간의 평가이다. 심리학자 중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평가와 판단의 행태를 정상적인 것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와 연계된 것으로 정치학자 윌슨(James Q, Wison)은 모든 정책 평가에 적용될 수 있는 두 가지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제1 법칙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한 사람이나 그들과 우호적 관계에 있는 사람이 평가하면 모든 정책은 의도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자체 데이터만 가지고 평가하고,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시간범위를 조절하는 등 부정적 변수를 최대한 억제한다.

제2 법칙은 정책을 독립적인 제삼자나 정치적으로 대립하거나 정책에 대하여 처음부터 회의적인 사람이 평가하면 항상 정책은 의도한 효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정책을 집행한 기관이 원하는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는 최소화하고 부정적 자료를 부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5대 국정목표, 100대 국정과제, 487개 실천과제에 대한 정부의 평가를 보면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나 최저임금 1만원과 같이 명확한 목표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정한 성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군사독재의 표상인 전두환은 죽을 때까지 잘못된 것은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3저에 의한 경제성장의 성과만 이야기하다가 죽었다.

지금 새 정부 출범에 앞서 국무총리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인사청문회와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행태는 전형적인 자기긍정 타인부정의 평가이고, 윌슨의 법칙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이번 인사청문회가 달라질 것을 희망하지만 큰 희망은 없다. 단지 공수가 바뀔 뿐 그 행태는 변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남을 평가하려면 먼저 자기를 평가해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자기평가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권 교체에 따른 청문회에 임하는 민주당이 내로남불한 자신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하였다는 소리는 없다. 정권을 탈환한 국민의 힘이 지난 5년 동안 자기 성찰을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이다. 민주당에 대한 교훈에서 배우지 않고 정권 창출에 미혹되어 자기긍정 타인부정의 행태를 반복한다면 새 정권의 장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자기중심의 평가 행태가 정상적인 인간 심리이기는 하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비판적이고 올바른 평가를 바탕으로 자기 긍정 타인긍정의 윈-윈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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