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충청매일] 음식물의 형태로 섭취된 에너지는 우리 몸의 구조를 유지하며, 생화학적 대사나 혈액의 이동, 내장 운동, 세포대사 등의 생리학적 일 및 근육의 활동에 쓰이게 된다. 이러한 에너지 대사는 열역학 제1법칙에 따라 우리 몸에 섭취된 에너지보다 많은 량의 에너지를 사용하면 체중이 감소하게 되고 반대로 섭취된 에너지보다 적게 사용하면 체중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개개인에서 체중이 일정 범위로 유지된다는 사실이 체내 에너지 저장고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가설에 대한 증거로 여겨지지만 체내의 지방조직이 1g당 9kcal의 에너지를 지니는 데 비해 단백질의 형태로 저장될 때는 같이 함유된 수분을 포함해 조직 1g 당 1.4kcal에 불과한 것을 보면 개개인의 체성분을 모르는 상태에서 체중의 증감으로만 체내 에너지 저장 상태를 충분히 반영한다고 할 수 없다. 이를 보면 에너지의 저장을 유지하는 기전보다는 에너지 섭취량을 조절하는 기전이 에너지 평형을 이해하는데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포유류에서 음식 섭취량이 조절된다는 사실은 동물실험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갓 태어난 흰쥐를 한 달간 사육한 후 정상 먹이군, 많은 먹이 량을 강제로 섭취시킨 군, 그리고 먹이량을 제한해 적게 섭취시킨 세군으로 나누어 20일간 사육한 후 다시 모든 동물을 정상적인 먹이량으로 사육하였을 때 강제 섭취군은 체중이 줄어들고 덜 먹인 군은 체중이 늘어 20여 일이 지나면 정상군과 같은 정도의 체중으로 회복됨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종의 개체 간에도 체중이 다양한 것을 볼 때 체중은 단순하게 1~2가지 요인으로 조절 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음식의 맛, 운동 및 기타 각종 환경적 혹은 유전적 요소들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물을 마음대로 먹게 놓아두었을 때 체중으로 표준화 시킨 일일 대사량의 값이 놀라울 정도로 일정한 것으로 보아 동물의 체내에 개체마다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게 해주는 음식 섭취의 조절기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음식 섭취의 조절은 주로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일어나는데 시상하부 복내측핵(ventromedial nucleus)에는 섭식중인 동물로 하여금 더 이상 먹지 않게 하는 포만중추가 존재하며 시상하부의 외측(lateral hypothalamus)에는 식욕을 돋우는 섭식중추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음식 섭취량의 조절은 어떤 자극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일까? 여기에는 2가지 가설이 있다. 첫 번째는 포도당가설(glucostat hypothesis)이다. 포도당 가설은 시상하부가 순환 혈액의 혈당의 증가와 감소에 따라 섭식중추와 포만중추의 신경 활성이 조절된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시상하부의 복내측핵(VMN)의 신경 활동을 전기 생리학적으로 기록할 때 혈당을 높이면 세포활동이 증가되고 그 결과 식욕을 돋우는 외측핵(LH의 활동을 억제하게 된다.

두 번째는 온도가설(thermostat hypothesis)이다. 온도가설은 시상하부의 앞부분에 혈액의 온도를 감지하는 세포들이 있는데 이곳을 흐르는 혈액의 온도가 높아지면 섭식이 억제된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에 의하면 음식을 섭취하면 체열이 발생하여 혈액의 온도가 높아져 섭식이 억제된다고 하며 추울 때 식욕이 증가하고 더울 때 식욕이 감소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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