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 청주세관 관세행정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고군분투해 온 수출기업들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급등 등 교역환경 악화로 인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충북지역 전체 수출기업의 92%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수출 및 경영 여건 악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이 절실한 이때 지난 2월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수출기업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무역협정으로 우리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RCEP는 통합 무역규범으로서 원산지 판정이 용이해져 제조 기업이 역내산 원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해 국산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으며, 기존의 한-아세안, 한-중 FTA와 달리 원산지 자율증명 방식이 채택됨에 따라 원산지증명절차가 한결 간소화됐다. 특히 일본과 맺은 최초의 FTA로서 일본에 수출하는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수출기업들이 기존 FTA와 RCEP를 비교 분석해 양허 관세율이 더 낮은 협정을 선택적으로 활용한다면 수출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RCEP는 기존 FTA를 보완할 수 있는 규범이지만 여러 국가의 입장이 얽혀 있어 기업 실무자에게는 복잡하게 보일 수 있다. 청주세관은 FTA 활용이 어려운 수출기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첫째, 민간 전문가와 함께 ‘RCEP 활용지원 협의회’를 구성해 FTA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해소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둘째, RCEP 전담 관세사 등을 활용해 원산지관리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인증수출자 신청, 원산지 증명절차 등에 관한 전문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 기업별 정밀 분석을 통해 RCEP 활용이 가능한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해당기업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우리경제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삼국지에는 “봉산개도(逢山開道), 우수가교(遇水架橋)”라는 말이 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으라”는 말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정진한다면 결국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 교역이 움츠러드는 상황이지만 우리 수출기업들이 RCEP를 적극 활용해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면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청주세관은 중소 수출기업들이 충북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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