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충청매일] 충청북도괴산군송면에 송면중학교가있습니다. 원래이름은<솔멩이>인데, 이것이면서기의펜끝에서 <송면>이된겁니다. 이학교에는학생수가적어서, 2020년현재 한학년에10명이 채안되는 학급도있습니다. 그렇지만있을건다있어서, 해마다아주중요한일을합니다. 국어선생님의지도로 <위평프>라는것을하는데, ‘위대한평민프로젝트’의준말입니다. 이게뭐하는거냐면, 학생들이두엇씩짝지어 동네어르신들을찾아가서, 그들이살아오신과정을듣고, 학생들이내용을글로정리하여, 연말에책으로내는겁니다. 이렇게해서 몇년째책이나옵니다. 책제목을잠시볼까요?

『소녀와 할머니의 공기놀이』

『화투 칠려?』

『눈오는 날 메주할머니』

『여기 우리 꽃』

재미있지요? 놀라운건 이책을내는아이들이, 중학교학생들이라는겁니다. 중학생들이호호할머니할아버지를찾아가서 그들의얘기를듣고, 글로정리하여 책으로엮는겁니다. 이런건일반성인들이나작가들도 하기힘들어하는일입니다. 그런것을중학생들이한다니, 놀랄노짜죠.?

이이야기를왜여기서하느냐? 이것을몇년째지도하는사람이 바로저의집사람입니다. 제가팔불출이라서 집사람자랑하려고 이말을하는게아닙니다. 아이들이원고를써오면, 그것을한번봐달라고 저에게조릅니다. 그래서해마다제가 그원고를가장먼저봅니다. 고사리손들이정리한원고를읽어보면서 오타도고쳐주고, 문장부호나이상한문장을 바로잡아줍니다. 이때가장많이보는것이 틀린문법과문장부호입니다. 다들잘쓰는데도, 특히나띄어쓰기는많이틀립니다. 이래서‘띄어쓰기가우리글쓰기의발목을잡는원흉이구나!’ 하는생각을하기에 이른겁니다. 글을참잘쓰는아이들도 띄어쓰기가완벽한경우는없습니다. 띄어쓰기는모든사람이다틀립니다.

“띄어쓰기에완벽한사람이없다!”

“띄어쓰기는모든사람이다틀린다!”

이것이문제가아닌가요? 학창시절내내 나아가어른이돼서도, 날마다일기를쓰고 책을읽으면서도 띄어쓰기를모른다면, 이건그걸모르는사람을탓할게아니라는생각이 잠시뒤통수를치고가지않나요? 저만그런가요? 제발저만그랬으면좋겠는데, 이말듣고 제발저릴분이많을겁니다.

온국민이띄어쓰기무능력자입니다. 띄어쓰기가온국민을무능력자로만든다면, 그건국민들이아니라, 띄어쓰기가문제아닌가요? 그렇다면이상황을어떻게풀까요? 온국민이띄어쓰기고민을 하지않게하는거죠. 어떻게? 띄어쓰기를안하면됩니다.

지금제가띄어쓰기를하지않은채로, 글을쓰는중입니다. 제글이어지러워서, 도저히읽을수없나요? 띄어쓰기를한것과 별차이가없을걸요? 띄어쓰기선입견으로보지말고 그냥한번보시기바랍니다. 뜻을전달하는데 아무런지장도없습니다. 이렇게하면, 모든국민들을무능력자에서 능력자로만들수있습니다. 그렇게안하는이유가있을까요?

‘띄어쓰지않기’를제안합니다. 그것이우리글을살리고, 국민들이날마다격는고충을 해방시킬유일한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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