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바르도 대표

 

입춘(立春)과 정월 대보름도 지나고 이제 우수(雨水)를 지나 3월 5일이면 경칩(驚蟄)이다.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 시작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남이 혼사를 치를때 반드시 궁합을 보았다. 즉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혼인성립에 필요한 절차의 하나로서, 남녀의 생년월일에 의한 궁합과 택일의 관습을 가지고 있었는데, 궁합을 보아 사주와 오행에 살(煞)이 있으면 불길하다고 하여 결혼을 하지 않았다.

궁합은 혼인의식의 한 절차인 납채(納采)의 과정에서 보게 된다. 즉, 신랑측으로부터 신랑의 생년월일시를 기재한 혼장(婚狀)인 사주단자를 받은 신부측에서 점사(占師)로 하여금 길흉기부(吉凶忌否)를 점치게 하는데, 이때에 궁합도 아울러 보게 되는 것이다. 신부측에서 점괘가 좋으면 연길(涓吉)이라고 쓴 봉서인, 이른바 택일단자(擇日單子)를 신랑측에 보낸다. 이렇게 함으로써 혼인의 합의가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궁합을 보는 관습은 전통의식의 변화에 따라, 그리고 산업화의 정도에 따라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에도 다른 조건은 좋은데 궁합이 맞지 않아 혼인을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다른 조건들은 별로 좋지 않은데 궁합이 좋다는 이유로 혼인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궁합이 청혼을 적절히 거절하는 핑계의 구실도 된다. 궁합의 기원은 중국 한(漢)나라 혜제(惠帝)의 어머니인 여후(呂后)가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흉노(匈奴)로부터 청혼이 들어왔는데, 이를 물리칠 계책의 하나로서 나온 구궁궁합법(九宮宮合法)에 있다는 설이 있는데, 실제로 궁합법은 신앙의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청혼을 한 상대방의 처지를 고려한 거절의 방법으로도 이용된 측면이 있다.

그럼 궁합은 어떻게 보는 것이며 궁합의 좋고 나쁨이 결혼 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필자는 당연히 남녀 궁합이 결혼 생활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결혼전에 반드시 궁합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결혼한 사람들의 궁합을 수 없이 간명한 결과 궁합은 반드시 결혼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자신 할 수 있다.

궁합은 점을 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명리학에서 사주를 간명할 때 남녀간의 궁성을 서로 맞추어 보는 것이 궁합이다. 물론 당사주에서 남녀의 띠를 가지고 단순히 판단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정확히 궁합을 보는 방법이 아니다.

궁합은 어떻게 보는 것일까? 사주는 4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있다. 즉 연주, 월주, 일주, 시주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두 남녀의 각각의 연월일시를 비교분석하는 것이다. 각기둥이 합으로 잘 이루어져 있으면 좋은 궁합이요, 반대로 각 기둥(柱)이 형(刑), 충(沖), 파(破), 해(害), 원진(怨嗔)으로 연결되 있으면 궁합이 좋지 않다고 본다. 어떤 부모들은 자식들의 궁합에 앞서 언급한 부분들이 한두개 있어도 결혼을 반대한다. 그러나 이것은 옳치 않다고 본다. 필자가 천명 이상의 궁합을 간명한 결과 기혼자의 대부분 궁합은 보통이거나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부부들도 자식 낳고 잘 살고 있었다. 정말 극도로 남녀간 궁합이 안 좋은 경우를 제외하곤 궁합은 참조만 하고 결혼 후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은 이해하고 보완하며 사는 것이 궁합을 보는 진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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