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피로는 임상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이다. 비록 일부 환자들에서는 원인을 잘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가지 전신적, 신경학적 질환이나 정신과적 증후군에서 동반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때때로 신경근의 이상으로 생기는 근육의 약화를 피로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어 구분이 필요한데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의 근력을 측정했을 때 실제로는 약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외에 졸림이나 운동시 호흡곤란을 표현할 때도 피로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지만 정의상 피로는 이 두 증상과 구분되어야 한다. 임상에서 질병과 연관없이 흔하게 보는 피로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육체·정신적 스트레스와 연관된 피로나 만성적인 수면장애, 급격한 다이어트와 연관된 영양 섭취 부족 등이 있다.

내과적인 문제와 연관된 피로는 다양한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우선 내분비적인 문제로는 갑상선 질환이나 부신질환,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순환기계와 호흡기 계통의 원인으로는 만성 심부전,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이 있을 수 있다.

혈액계과 관련된 원인으로는 만성적인 빈혈이 있으며 간과 신장 계통에서는 만성 간부전과 만성 신장질환도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만성 염증성 결체조직 질환들, 예를 들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전신 홍반성 루프스 등을 앓는 환자들도 많은 수에서 증상의 일환으로 피로를 호소한다.

대개 이러한 내과적 질환들은 혈액검사 및 문진, 진찰을 통해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전체 만성 피로환자의 2% 정도는 원인을 찾지 못한다.

감염성 질환에서도 피로가 올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감염 후 피로증후군이라고 하며 독감이나 코로나 감염처럼 심한 감염성 질환 후에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개월까지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수면장애와 연관되어 심한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이 과도한 주간 졸림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신질환에서도 피로는 우울, 불안 그리고 신체화 장애를 포함한 많은 주요 정신과 증후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신체적인 증상이다.

약물도 피로와 연관이 있을 수 있는데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 항우울제나 향정신제 약물, 항불안제, 마약성 약물, 항경련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외에 설명되지 않고 의도되지 않은 체중감소와 연관된 피로는 다른 특이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유일한 악성종양의 징후 일 수 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성피로에 대한 치료를 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은 피로의 원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치료다. 하지만 원인 질환의 치료에도 많은 만성질환에서 피로가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피로는 하나의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로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가지 인자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1년 영국에서 시행된 대규모 연구에 의하면 점진적으로 목표 심박수에 도달할 때까지 무리하지 않게 서서히 운동강도를 높이는 단계적 운동치료가 원인이 불명확한 만성피로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정신자극제가 만성피로 환자에서 각성 및 집중을 증가시키고 과도한 낮잠을 줄일 수 있어 이러한 증상을 가진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