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20일째…노사 임금인상률 입장차 여전
임금 손실 피로감에 노조 내부 불만 목소리 나와
사측, 실적 악화 등으로 강경입장 전환할 수도

[충청매일 이기출 기자] 한국타이어 노동조합 설립 후 59년만의 첫 총파업이 20일째 이어가며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언제까지 일을 놓고 있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파업에 따른 실적 악화로 내년도 임금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공장 전면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지며 노조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임금 파업’으로 임금 손실 우려가 현실화 되며 노조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파업 기간 동안의 임금을 타결금 등 명목으로 회사가 보전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지만 이는 노조의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사는 실적 악화, 신차용 및 교체용 타이어 공급 차질 등으로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을 더욱 엄격히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해 금액이 늘어나는 만큼 노조도 임금보전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하기에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9.5% 감소했다.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약 7.6% 가량 하락,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국내 공장은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이후 계속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지난 8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벌여왔으나 임금 인상률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5% 인상과 성과급 50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기본급 10.6% 인상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적자가 지속 되고 있는데도 노조가 기본급 10.6% 두 자릿수 인상 등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시선도 있다.

같은 타이어 업계 K사의 경우 2015년 40여일간의 부분파업, 전면 파업, 직장폐쇄로 인한 생산차질로 약 1천500여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었다.

또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으로 1인당 420만원이 넘는 손실을 보기도 했다.

협력업체 피해액도 400억원을 넘었고 특히 대리점의 매출 피해와 회사 이미지까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렇듯 현재 노동조합의 파업과 행동이 지속되면 회사도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타이어 업계 성수기라 할 수 있는 11월과 12월 총파업으로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으며 추후 파업이 마무리 되더라도 한국타이어를 판매하고 있는 대리점에 타이어 공급이 적기에 되지 않아 당분간 매출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화되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출현하며 세계 경제가 다시 한 번 공포감 속에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오미크론 유행으로 최악의 물류난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해소 조짐을 보이던 항만 적체가 오미크론발 인력 수급 차질, 항만 혼잡 심화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이를 반영하듯 한풀 꺾였던 해운운임지수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수출업계 중 해상운송에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은 단연 타이어 업계다. 타이어 제조사의 경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타격은 상당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이 여의치 않은 만큼 지금은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양보하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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