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욱 청주오창호수도서관 사서

 

[충청매일] 2020년 초부터 시작되어 위드코로나가 선언된 현재까지도 언제 종식될지 기약이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공공기관이 폐쇄되고, 의료진들이 찌는 여름에 우주복을 연상케 하는 방호복을 착용한 채 사투를 벌이던 모습까지, 이번에 내가 읽은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생생한 기억만큼 강한 여운이 남는 도서였다.

저자는 코로나가 돌기 전부터 자기 방역은 물론 마스크도 미리 구비하는 철저한 모습을 보였는데, 할머니 장례식장에 와준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그만 코로나에 확진되고 말았다. 저자는 무려 50일간 병실에 격리되었고, 퇴원 이후에 저자를 기다리는 건 혐오와 경계가 가득한 사회의 시선이었다. 저자가 다니던 회사에서는 3주간 재택근무를 권유했고(이후 얼마 안 있어 저자는 사직서 제출), 퍼스널트레이너도 저자의 운동 일정 예약 요청에 대해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50일간 외로운 싸움을 끝내고 돌아온 저자가 이번에는 사회라는 거대한 존재와의 외로운 싸움에 돌입하게 된 순간이었다.

저자가 어떻게든 사회에 다시 복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희망을 남기며 마무리되는데, 그동안 뉴스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서만 보고 들은 코로나19 상황, 특히 확진자들이 겪는 마음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는 40만 명 이상이며, 그들이 모두 방역을 무시하고 클럽, 노래방, 주점 등 욕구 충족만 신경 쓰다 확진됐다며 민폐라고 손가락질하는 네티즌들의 모습은 인터넷 매체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기들이 멋대로 생각하고 해석하며 확진자들을 철저히 마녀사냥하는 것이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물론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이 열려 있다.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고, 식료품을 구하러 마트에 가고, 식사에서 마스크를 벗기까지, 과연 나는 절대 코로나 따위 걸리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운 없게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할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확진자 수가 40만 명 이상, 동시에 격리 해제 또한 36만 명 이상으로 코로나는 결코 불치병이 아닌, 감기처럼 우리와 평생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그런 바이러스가 될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무분별한 혐오 및 경계는 그만두고, 서로를 위한 포용의 마음을 열어 코로나19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아갈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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