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경 한국전력 충북 영동지사 인턴

 

“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 1분 전입니다.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지난 11월 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특별정상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이처럼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탄소중립’이 화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탄소중립 도달 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즉, 탄소중립은 인류의 존속을 위한 필연적인 과정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50년까지 에너지 전환을 이뤄내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신재생 에너지는 명확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에너지 공급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여름이나 한겨울처럼 전력 수요가 몰리는 기간에는 발전 효율이 떨어져 이를 더욱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야만 비로소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다. 그렇기에 에너지 저장 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은 생산한 전력을 저장 장치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한 시기에 저장했던 전력을 공급해 전체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ESS는 전력의 품질을 위한 주파수 조정역할과 발전량의 평준화를 위한 부하 조정역할,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기 사용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한 무정전 전원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내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은 2017년도에 6조8천600억원에서 2025년 47조2천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 시설과 ESS결합형 시스템의 수요 급증, ESS시스템 가격 하락에 따른 다양한 산업분야로의 응용 가능성 증가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ESS의 활용 및 보급이 많아지면서, 화재 및 폭발과 관련된 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현재 ESS시장은 리튬배터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데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전해질이 인화성 유기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ESS 사고와 그로 인한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리튬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리튬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한전은 ESS용 차세대 배터리의 장기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값이 싼 망간과 불이 붙지 않는 수용액을 사용한 수계 이차전지를 개발하며 경제성과 안전성 모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전해질 첨가제를 개발해 배터리 설계 최적화 기술도 확보했다.

한전은 망간 수계전지 대량 생산을 위해 배터리 제조회사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양산 기술이 확보돼 상용화된다면 ESS 구축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분명 국내 ESS 활성화를 통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한전은 ESS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ESS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선 기술적 역량뿐 아니라 제도적 뒷받침과 관심 역시 필요할 것이다.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