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지난시절 편지는 우체국의 대표상징물이었다.

편지에 붙이는 우표는 우편요금 납부 표시 의미로서 편지의 요건을 완성해주는 역할을 하며 종착지로 이동케 하고 이를 최종 전달하는 우편집배원과 함께 셋은 불가분의 관계로 우체국 트레이드마크였다.

편지가 고유 통신수단이었던 시절엔 편지란 이름만 들어도 설렘과 낭만이 있었고 정이 넘쳐나는 사회로서 고향 같은 향수를 느꼈다.

우표 또한 우표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았고 기념우표가 판매되는 날이면 전국의 우체국은 이른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정보통신산업의 발달에 따라 편지가 서서히 줄어들다 요즘은 거의 사라지다시피하여 우표의 운명도 쇠잔해지고 우편집배원의 역할 역시 줄고 있어 국민들의 사랑도 시들해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편지가 줄다 보니 우체국의 기능도 줄어 국민들 일상적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이젠 거의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엔 우표 취미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전국의 각 우체국별로 해마다 연례행사로 우표전시회도 하고 다방면의 노력을 했으나 언젠가부터 우정종사자들에게 전시회는 남의 일처럼 멀어져 갔다.

국장시절 임지마다 초중고교 졸업식에 매년 우체국장상을 주며 부상으로 사전이나 앨범을 하다 ‘나만의 우표’제도 시행 후엔 학교 전경을 담은 우표를 만들어 시상하였는데 호응이 매우 좋았다.

행사당일 단상에 올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상하며 상품 설명을 하면 참석들로부터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고 홍보효과 또한 대단했다. 요즘은 우체국도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신세고 우표 인구도 줄고 있어 둘의 관계는 공동운명이라 보여 지는데 그간 정보통신산업의 발달이란 시대흐름도 있지만 정책의 실패고 모두의 책임이다.

첫 번째 조직차원의 공익사업과 종사자들의 대외활동 부족이다. 눈앞에 보이는 경영합리화란 미명아래 예금이나 보험 등 금융위주의 수익사업에만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대외 활동이나 공익사업에 미흡했다고 본다.

두 번째 전반적인 우정업무에 대한 홍보활동이 미흡했다. 우체국은 종사원들의 다양한 대외활동과 공익적 사업을 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여야 기반조성이 되는데 임지마다 많은 행사 참여와 주민들을 접해본 결과 우체국에 대해 너무 모를뿐더러 아예 관심이 없음을 많이 보았다.

세 번째 우표문화 향상에 소극적이었다. 우체국의 고유 업무는 우편이고 우표문화의 향상발전은 우체국에서 해야 하는데 이를 등한시하고 수익위주의 예금이나 보험사업에만 치중하고 평가 포상했다.

네 번째 현업위주의 정책을 안했다. 일선에서 타 기관이나 주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려면 유능한 인재들이 현업에 몰려 의욕적으로 활동을 하도록 정책을 해야 하는데 그간 우리는 본부나 청위주로 우대하며 경영했다.

다섯 번째 진정한 주인정신이 부족했다.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우체국 환경이 불투명하고 밝지 않아 전 종사원이 함께 뛰어도 어려운데 진정한 주인이 없고 결집이 안됐다. 40년을 일선에서만 주민들과 마주하며 생활한 우정인(郵政人)으로서 사라져가는 우표문화와 외면 받는 우체국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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