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구원 연구위원

미호강프로젝트의 시동이 걸렸다. 미호강프로젝트는 미호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개선된 물환경을 기반으로 생태, 문화, 관광 자원의 발굴로 주민들에게 친환경 여가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유량을 증대하여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미호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몇 개월에 걸친 자체 논의와 전문가 자문회의, 그리고 공청회를 통해 프로젝트의 방향이 다듬어졌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우려와 조언은 수질개선과 미호천의 자랑이었던 모래톱의 복원이었다. 최근 4등급까지 나빠진 물을 최소한 2등급 이상으로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주민 스스로 물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과거 2등급 수준이었던 미호천 수질은 1990년대 이후 3등급을 넘어 4등급까지 나빠졌다. 수질오염총량관리 목표수질을 초과하여 개발규제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10년 전인 2012년 청원군이 총량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1년간 개발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었는데, 10년 후인 지금도 여전히 목표수질을 초과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개발과 무관심이다. 도시, 산업단지, 축산시설 등의 오염원이 환경기준과 무관하게 계획되고 개발됐다. 도시와 산업단지를 개발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하지만, 개발이 끝나면 나 몰라라 한다. 계획가와 개발자들은 계획이 시행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개발 이후 환경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관심도 없고 알지 못한다. 개발로 인해 오염된 하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발이익 보다 훨씬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며, 심지어 계획·개발자들은 이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는다. 실제로 스마트도시, 친환경도시라고 부르는 충북혁신도시를 흐르는 한천은 오히려 다른 지류에 비해 수질이 더 나쁘다. 최근 5년의 BOD 수질(mg/L)이 초평천 1.1, 칠장천 2.3인데 비하여 한천은 3.0이다. 혁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최근 10년 동안 한천의 수질은 오히려 꾸준히 나빠지고 있다(2012년 2.1, 2020년 3.1).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세계적 화두이다 보니 환경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실제 그런 개발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개발은 본래 환경보호의 의지보다 경제적 이익이 우선이기 때문에 사실 친환경 개발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염물질이 100정도 나올 것을 80으로는 줄일 수는 있으나, 여전히 80이라는 새로 오염이 생기는 것인데, 사람들은 이것을 친환경이라고 착각한다.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을 온전하게 비용(환경개선의 사회적 비용 포함)에 포함하지 않고는 친환경이란 말은 가짜다. 이것이 미호천에 애정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점이기도 하다.

개발 허용량 확보를 위한 수질개선과 수질개선을 통한 지역발전. 언뜻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과 방법에서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어쨌든 미호강프로젝트가 시작됐으니 미호천유역의 주민으로서 우리 모두가 진짜 미호천을 살릴 수 있도록 지켜봐야만 한다. 첫 단추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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