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제천·괴산 등서 시민들 온정 줄이어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요소수가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가운데 충북지역 소방서에 요소수를 기부하는 시민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기부에 나선 이들은 최일선서 시민 안전을 보호하는 소방차 또는 구급차가 요소수 문제로 멈춰서 선 안된다며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

8일 청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이 산남119안전센터에 10ℓ짜리 요소수 1통을 두고 갔다.

소방서는 CCTV 등을 통해 기부한 시민을 찾으려 했지만, 정확한 신원은 확인하지 못했다.

같은 날 오전 8시40분께 충북 제천소방서 출입문에도 익명의 시민이 10ℓ 요소수 2통을 기부하고 자취를 감췄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4시45분께 오송119안전센터에도 한 시민이 찾아와 요소수 2통을 전달했다.

당시 근무 중이던 소방대원은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지만, 그는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지난 3일 강서동에서 행복주유소를 운영하는 박창규씨도 가경 119안전센터를 직접 방문해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요소수 5통을 기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괴산에서 에스제이 종합상사 서정안 대표가 요소수 8통을 119안전센터에 기부했다고 소방본부 측은 전했다.

채열식 청주소방서장은 “기부받은 요소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요소수를 기부해준 익명의 시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도내 소방차량 515대 중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은 약 49.1%(255대)다.

현재 충북소방본부에 비축된 요소수는 501통으로, 3개월 가량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하지만 요소수 부족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할지 모르는 만큼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기는 이르다.

충북소방본부는 매주 요소수 재고를 살피면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할 방침이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국내 요소수 수입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달 15일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는 수출 의무화 조처를 하면서 발생했다.

요소수는 디젤차를 주행하기 위한 필수 품목이다. 디젤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가스와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간다.

SCR이 부착된 차량에 요소수가 없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고, 운행 중인 차량에 요소수가 떨어지면 가다가 서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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