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청주시 아파트 매매·전세가 ‘고공행진’
8월 거래량의 53.2%가 외지인…시민은 28.5%

[충청매일 특별취재팀]

충북 청주시 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광풍에 휩싸였다. 일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청주가 지난해 방사광가속기 부지를 유치하고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는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외지투기꾼들이 몰려들어 아파트값을 잔뜩 올려놨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청주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와중에도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외지 투기 세력’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실제로는 일부 대기업을 비롯한 건설업체들의 폭리, 인·허가권을 가진 행정당국과 일부 건설 토호세력의 유착에 따른 무분별한 도시개발 등의 불합리한 시장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청매일은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이 문제를 짚어보고 전문가들로부터 대안을 들어보기로 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충북 청주시지역 아파트 가격 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청주시 일부지역의 경우 몇년 사이 아파트 가격이 두배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청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10달 연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청주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 9월까지 9.77%상승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6.1%보다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이는 전국 8개 도의 올해 평균 상승률보다도 높은 수치다. 충북지역도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청주시 공공주택 가격 변동률은 2019년 -6.49%에서 2020년부터 7.31%로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청주시 아파트 가격 상승 원인으로 외지인 투기를 꼽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은 물론, 인접한 세종과 대전, 천안 등과 비교해도 아직까지 청주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높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거주지별 아파트 지역별 매매현황은 충남 41.4%, 충북 38.0%, 인천 35.7%, 경기 29.2%, 전북 29.1%, 경남 28.0%, 울산 23.5%, 광주 22.0%, 부산 18.6% 순이었다.

올해 충북에서 외지인이 아파트를 매수한 건수는 8천670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중 외지인 아파트 매수 비중이 청주시(43.4%)로 가장 높았다.

지난 8월 거래량만 따지고 봤을 때도 청주시민이 청주 아파트를 산 경우는 고작 28.5%, 충북도민 18.3%였다.

이어 서울시민 8.3%, 서울을 제외한 외지인 거래는 44.9%를 보였다.

사실상 이 기간 거래된 매물의 3분 1 이상을 청주시 외에 거주하는 외지인이 아파트를 매수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청주시 아파트 매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54.6%) 청주시 거주자였다.

1년 새 외지인 매입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청주 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 외지인의 투기가 청주시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청주는 지난해 방사광가속기 부지 선정과 이차전지 특화단지 등 개발호재가 잇따르면서 외지 투기꾼들에게는 매력적인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주택 인상율은 지방 평균보다 높고 매주 기록을 경신하면서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 부동산 가격 역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아파트 매매가가 쉼 없이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청주시 지역 부동산이 이렇게 상승세에 있지 않던, 2019년 한 해 동안 청주의 아파트 전세값은 오히려 5.7% 하락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전세값이 조금씩 오르면서 상승세(8.45%)로 돌아서더니, 올해도 상승률이 7.7%에 달하고 있다.

전세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당연하게도 시장에 전세 매물이 적기 때문이다.

100을 기준으로 놓고, 100보다 높을 경우에는 공급 물량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걸 의미하는 전세 수급지수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충북의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120.9로,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전세 계약 갱신 청구권이나 전월세 상한제 같은 임대차 3법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시중 은행의 대출 축소와 정부의 금리 인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전문가들은 청주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상승세를 전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청주지역이 부동산 조정지역인 걸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가격이 오를거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외지인들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외지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늘어나게 될 경우 결국 지역 실수요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가격 강세는 이어지고 매물은 없어 실수요자들은 당분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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