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대표이사 “지역 예술 인재 양성 위해 필요”…大 “적극 검토” 화답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충북도내 대학에서 무용, 미술, 음악 등 예술학과는 물론 국문학과 등 순수 인문학과 마저 폐지 혹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문화재단(대표이사 김승환)이 충북대학교에 예술대학 건립을 건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충북문화재단은 지역의 기초예술·순수예술 학과 폐지 및 축소로 충북도 문화예술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자 충북 문화예술 생태계 회복을 위해 최근 충북대에 예대 설치를 건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재단에 따르면 충북대는 전국 거점 국립대학 중 유일하게 예대가 없다. 현재 조형예술학과(옛 미술과)와 디자인학과가 있긴 하지만 디자인학과의 경우 정원이 8명 밖에 되지 않는 등 특수하게 운영되고 있어 예술가 양성과 예술교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북대를 제외하고 지역에 남아있는 예술학과는 국립한국교통대 인문사회대학의 음악학과, 청주대 예대의 디자인조형학부와 연극영화학부 뿐이다. 국악이나 무용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지역의 예술계 관계자는 “대학들이 취업률 향상에만 치중한 나머지 문화예술과 인문학 교육을 포기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교육부는 대학 취업 평가에 예대를 포함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승환 대표이사는 “지역의 청소년 예술인재들이 대학 진학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충북에는 공립인 국악단 3곳과 무용단 1곳 및 교향악단 2곳이 있지만 지역 예술인재가 양성되지 않아 타지 사람으로 단원을 충원 중”이라며 “기초예술과 순수예술 분야의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한국음악과(국악), 무용과, 연극과, 서양음악과, 미디어예술과 개설을 충북대에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이사는 덧붙여 “충북대는 명문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교육과 연구의 책무를 담당해야 한다”며 “충북의 미래를 생각할 때 정신문화의 근간인 인문학 중 기초예술과 순수예술의 교육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충북대 김수갑 총장은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예대 설립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 문제 때문에 충북대 예대 설치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충북대 관계자는 “예대를 설치하려면 승인을 받고 정원을 조정해야 하며 교원 확충과 공간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대학 정원은 줄어드는데 순수 증원은 안 해주는 교육부가 충북대만 해줄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은 첨단 분야 학과가 필요한 상황인데다 이 문제가 공론화하면 학내 의견도 많이 갈릴 것”이라며 “계속 논의돼 온 문제이긴 해도 현실을 생각하면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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