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영 청주오창호수도서관 사서

 

[충청매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점점 늘고, 집과 사무실을 제외한 곳으로의 이동이 여전히 꺼려지고 있다. 정말 징하게도 코로나19와 함께한 지 3년이 다 돼가는 지금, 결국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팍팍한 일상에 위로가 필요해서인지, 미술관을 찾지 못한 지 오래돼서인지 모르겠지만 책장을 덮은 후에 나는 전시회를 관람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제목 그대로 그림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전달해주는 책이며,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해서는 더 뚜렷한 감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30대가 오래 남지 않은 내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내가 스물아홉이었던 때 한 일들 중 후회하지 않는 가장 큰 한 가지는, 그때 너희들과 함께 캠핑을 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링을 치고, (중략) 갑자기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고 했던 그런 경험들이지, 얼마를 벌었고 얼마를 모았으며 자격증을 몇 개 땄느냐가 아니라고... 평생 계속할 것 같았던 즐거운 일들은 의외로 그때 그 순간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유한하다고 생각하면 청춘은 더 소중해진다. 10대와 20대는 어차피 그리 길지 않으니 무지개처럼 경험하고,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라는 문장들이 적힌 페이지였다.

돌이켜보면 친구와 즉흥적으로 다녀온 제주도 여행이, 오랜 초등학교 친구들과 다녀온 여름날의 바닷가가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두 번 다시는 없을 20대를 누구보다 뜻깊고 즐겁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나를 미소 짓게 하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의 그림들을 공유하고 싶다. 그녀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따뜻한 색으로 그려낸 분위기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가족, 동물, 꽃 등의 소재를 다룬다. 눈을 감고 있거나 잠을 자는 사람의 모습도 많이 그렸는데, 눈을 감고 있음에도 미소를 띤 행복한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의 본인 모습과 삶에 대한 태도가 투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에바 알머슨처럼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마음, 매사에 감사하고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작품과 작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이 책을 읽고, 그림과 미술에 눈을 떠 마음이 가는 작품이나 작가를 찾게 된다면 어느새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지 않을까? 지치고 힘든 일상이지만 우리 모두가 매일매일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하루를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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