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단재 신채호는 폭동, 암살, 폭력으로 조국을 찾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평생 무장투쟁을 통한 민족해방운동에 헌신하다가 1938년, 춥고 어두운 감옥에서 옥중 순국한 단재의 기상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것은 상무정신이다. 상무정신은 국가와 민족을 지키려는 강렬한 무예숭상의 정신이다. 들뢰즈(G. Deleuze)의 말처럼, 국가는 위기를 맞이하면 기계처럼 작동하는 전쟁기계다. 이 말은 전쟁할 수 있어야 비로소 국가가 성립한다는 뜻이다. 전쟁할 수 없는 국가는 열강의 침탈을 당하고 식민지로 전락한다. 단재는 부패하고 무능하고 문약한 조선을 통탄하는 한편, 전쟁도 못하고 식민지로 전락한 조국의 민족해방을 위해 무력투쟁하다가 순국한 진정한 영웅이다.

문과 무는 균형을 이루는 것이 좋다. 문에 치우쳐 무가 허약하면 큰일이 생긴다. 국가는 멸망하고 민족은 패망하고 개인은 몰락한다. 강성한 무력과 추상같은 기백이 있어야 국가와 민족을 지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호국무예의 상무정신이다. 무를 숭상하고 무를 연마하는 것은 국가나 민족이나 개인이나,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다. 그 상무정신을 현대의 미디어인 영화로 실천하려는 것이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다. 2019년, 제1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가 개최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것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시선이었다. 그것을 풀어가는 방법은 재미였다. 21세기의 가장 재미있는 예술장르가 영화 아닌가?

영화는 기술복제의 동시성으로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는 현대예술이다. 대다수 21세기의 인류는 영화를 가장 좋아한다. 왜 그럴까? 쉽고,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기 때문이다. 영화는 국민의 정신을 사로잡기 때문에 여러 국가는 영화산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육성한다. 그 중에서도 무예영화와 액션영화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쾌감과 긴장을 선사한다. 사실 무예와 액션이 없는 영화는 거의 없다. 그것은 인간의 삶에서 무예와 액션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상의 동물 인간은, 현실의 고통을 상상의 세계에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바로 여기에 제3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의 의미가 있다.

문약해 나라를 지키지 못하면, 수십만명이 청의 노예로 끌려간 병자호란을 또 당할 수 있다. 무력을 숭상하지 않아서 민족 전체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했던 참절한 치욕을 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무를 숭상하는 상무정신은 민족과 개인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중요한 정신이다. 그것을 재미와 긴장으로 풀어가는 제3회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는 10월 21일,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 동시에 개막한다. 장예모(Zhang Yimou) 감독의 2021년 신작 ‘공작조’에서 시작해 인도 와산빌라(Vasan bala) 감독의 ‘고통을 못 느끼는 남자’로 끝나는 이번 국제영화제의 영화들은 상무정신과 아울러 존재론적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명작이다. 충북국제무예영화제는 화려한 쾌감을 주고, 상무의 혼을 일깨우면서 세세년년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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