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전담팀 구성
일선 현장 인력 부족
일부 직원 불만 토로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충북소방본부장이 ‘카톡(메신저 단체대화방)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일선현장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본부장이 메신저 전담팀까지 구성, 24시간 자질구레한 것까지 보고를 지시해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휘권 남용’이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본부장과 일선 소방서장, 본부 내 과장 및 팀장, 119상황실 근무자 등은 단톡방을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단톡방에선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와 구조·구급 등의 상황에 대한 실시간 보고가 이뤄진다.

장소와 신고 시간 등 기본적인 개요의 경우 대부분 119 종합상황실에서 갈무리해 보고하지만, 세부적인 내용 등에 대해선 일선 소방서장이 보고하기도 한다.

소방본부장은 보고내용에 따라 현장 사진 또는 정확한 상황설명을 요구하고, 종종 현장지시를 내린다.

소방본부장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시콜콜한 상황에 관여하고, 지시까지 내리면서 일부 직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형 화재 또는 인명사고 등에 대한 업무·보고 지시는 충북소방본부 최고 책임자로서 응당 하는 것이 옳지만, 본부장이 자질구레한 상황 보고·지시까지 요구하면서 현장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의 상황 보고업무는 119종합상황실에서 한다. 그러나 본부장이 자세한 상황설명을 요구할 경우 현장 직원이 상황실 또는 관서장에게 보고하고, 이를 상황실과 관서장 등은 다시 본부장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본부장 보고를 위해 2중 또는 3중 보고체계가 만들어졌고, 이로 인해 현장 직원의 업무가 늘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도내 일부 소방서는 현장인력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소방서장에게 자질구레한 것까지 보고하는 직원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방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관서장 또는 일선 과장 선에서 정리될 사안을 본부장의 요구로 파악·보고해야 하는 탓에 보고 담당 직원까지 구성됐다”며 “도내 모든 화재현장을 파악하려는 본부장의 열정으로도 볼 수도 있지만 때때론 도를 지나친 간섭이 갑질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소방본부는 화재진압과 구급활동 등 소방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충북 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 직원의 관점으로 볼 땐 지나친 간섭 또는 이로 인한 불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소방본부장은 해당 지역만 책임지는 관서장과 달리 도내 전체 화재현장에 대한 최고 책임자인 만큼 사소한 모든 것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명 및 재산피해 예방 또는 최소화를 목적으로 하는 소방 업무특성 상 전국 모든 소방본부가 이와 비슷한 단톡방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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