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 인터뷰

충남도립대 전경.
충남도립대 전경.

 

[충청매일 박승민 기자]

 

2022학년도 신입생 전학기 장학금 지급 결정

지방소멸 상황서 무상교육은 선택 아닌 필수

우수 교육복지 실현으로 학업 전념 성과 기대

강원·영남·호남 등 전국적 확산 움직임 보여

학령인구 감소 해법은 ‘교육의 질 향상’ 중요

 

밝은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이라는 건학 이념으로 1998년에 개교한 충남도립대학교. 가파른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충남도립대가 전국에서 최초로 발표한 ‘무상교육’ 선언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 누구라도 빈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게 하자’는 게 무상교육을 실현의 핵심인데,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 환영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 배경에는 바로 김용찬 총장이 중심을 잡고 있는 덕분. 지난 3월 김 총장의 취임으로 충남도립대는 새로운 날개짓을 시작했다.

김용찬 총장을 만나 대학 무상교육의 취지부터 방향성까지 자세하게 물어봤다.

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
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

 

▶무상교육을 실현하게 된 배경은.

네, 우리 충남도립대학교는 2022학년도 학생들부터 전액 장학금 즉, 무상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는데요, 우리대학의 이번 결정은 크게 학부모와 학생, 학교, 국가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학부모와 학생 차원에서는 ‘그 누구라도 빈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우리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학 차원에서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비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인재유입을 확대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발판을 마련한다는 데 있습니다.

끝으로 국가 균형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지방대가 무너지면 지역의 인재가 유출되고, 이는 곧, 지역 경제 위축으로 이어져 국가 균형발전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지방소멸과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무상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 취임 기념식수 시삽 모습.
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 취임 기념식수 시삽 모습.

 

▶올해도 신입생 첫 학기 전액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 효과는.

네, 잘 아시다시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별 신입생 유치가 치열한데요, 우리 충남도립대 역시 같은 고민을 하면서 올해 457명의 신입생에게 첫학기 전액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가량이 ‘첫 학기 장학금 지원 제도 때문에 입학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는데요,

이 같은 설문에서 보듯이 우리 학생들은 등록금에 대한 부담과 무게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리 대학은 올해 학령인구 급감 속에서도 98%의 충원율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전국 평균 79%, 대전·충남 74%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수치만 봐도 그동안의 노력과 위상이 엿보인다.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받는지.

우선, 2022학년도에는 신입생 전원을, 2023학년도에는 1·2학년 전원을, 2024학년도에는 1·2·3학년 전원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2022학년도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졸업할 때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받게 되는데요,

학생들이 지낼 기숙사 역시 100% 입실할 수 있도록 갖췄으며, 청양군에서 별도 정착금을 지원하고 있어 기숙사도 사실상 무료인 셈입니다.

이미 우리 도립대는 입학금과 전형료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폐지했고, 이번에 등록금까지 무상을 발표하면서 경제 여건과 관계없이 평등한 고등교육 기회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도민이 아닌, 다른 지역 학생들도 무상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인가.

네, 물론입니다. 우리대학은 재학생 80% 이상이 도내 자녀 학생이며, 졸업 후 70% 이상이 지역 산업체 및 공직 분야에 취업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전과 충청권까지 더하면 90% 이상이 우리 충청권의 자녀들인데요, 재학 기간 충남의 문화와 지역적 특성을 배움으로써 충남에 이해도를 높이고, 충남 거주화를 통하여 오히려 인재 유입이 가능한 이점도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우리 작업치료학과 재학생 대다수가 도내 보건소와 종합병원으로 취업을 하며 충남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상이 자칫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네, 이 부분도 당연히 걱정하시고 고려해야 할 점이라 생각하는데요, 우리 대학은 교육복지 실현을 통해 오히려 학업의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려할 만한 상황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결석이나 학업에 충실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서는 장학금을 지급할 수 없고요, 자퇴생에 대해서도 장학금을 환수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많은 대학생이 학비 마련을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습니까? 대학 졸업생의 평균 부채가 1321만 원이라는 통계가 있듯이 등록금의 무게는 상당히 무겁기만 한 것이 사실입니다.

반대로 우리대학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대신, 학업에 전념할 수 있어 도덕적 해이보다는 학업 성과의 제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이 학생들과 학교폭력·자살예방 캠페인 펼치고 있다.
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이 학생들과 학교폭력·자살예방 캠페인 펼치고 있다.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우리 청년들에게 좋은 교육환경과 학부모 부담을 줄이는 것은 그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는 점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데요,

우리 대학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미 대학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데요, 14개 전략, 40개 실행과제로 구성된 이 계획을 착실히 수행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도 ‘미라클라이프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우리대학이 추구하는 STAR인재상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 교육 시스템 속에서 실현하지 못한 창의?인성 교육을 공교육 제도속으로 적용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입니다.

이번 무상교육 실현으로 우수한 학생이 몰려들고, 교육성과를 통해 대학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입학 경쟁률까지 향상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혹시, 타 지방대학에서도 무상교육 움직임이 있는지.

네, 우리 대학이 무상교육을 발표하면서 많은 대학에서 관심을 가지시고 문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무상교육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인데요,

어디 대학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지만, 강원, 경북, 전라권역에서 무상교육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북도의 경우에는 관련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했고요, 국회에서도 박완주 의원께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입니다.

다만, 우리대학의 경우 충남도와 도의회의 결단이 있어 가능했던 부분이고요.

이 자리를 빌려, 양승조 지사님, 김명선 도의회 의장님을 비롯한 도의원님의 관심과 배려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이 위기이다. 묘안이 있다면.

잘 아시다시피 2022학년도 입학자원은 약 41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1만 7천여 명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체 모집인원 49만 명에 대비해서는 입학자원 약 8만 5천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특히 지방대에 더 크게 작용하는데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는 말처럼 지방대는 대규모 미달 사태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다양한 교과목과 유능한 교수진이 포진했을 때,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 공공기관과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양성하여 취업률을 높이는 작업도 빼놓을 수 없는 숙제입니다.

지방대학이 지역사회와 경제의 구심축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젊음의 활기를 불어 넣고, 지역인재를 육성하며, 자문과 연구기관으로서 지역 발전을 견인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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