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침구재활4과 교수

[충청매일] 손가락 마디가 뻣뻣하게 굳어지면서 붓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자주 병원에 내원합니다.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혹시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 초기에는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혈액 검사와 방사선 사진(X-ray) 결과 및 전문의의 진찰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손바닥 쪽에서 가까운 손가락 첫째 관절(중수지 관절)이나 중간 관절(원위지간 관절), 손목 관절에 염증성으로 나타납니다. 양쪽 손이 함께 붓고 아프게 되고 아침에 1시간 이상 뻣뻣한 강직 증상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방사선 사진 상 대칭적으로 관절 간격이 좁아져 있고, 심한 경우 골침식이나 관절 변형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 상 류마티스 인자 양성, 염증 수치(ESR 혹은 CRP) 상승을 동반할 수 있고 육안으로는 류마티스 결절이라고 불리는 피하에 딱딱하게 만져지는 동그란 결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손가락 관절 외에 무릎, 발목, 어깨 등의 관절에서도 통증을 수반할 수 있고 앞서 말한 증상들이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진단하게 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선 류마티스 내과에서 전문적으로 진단을 받고 통증 조절을 위한 치료 방향을 상담해야 합니다.

손가락의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과사용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데 보통 집안일을 많이 하거나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손가락의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통증은 손가락 끝 마디에 잘 나타나고 자주 쓰이는 손가락, 엄지 손가락 마디에 통증을 호소합니다. 중년의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인데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연골이 더욱 쉽게 손상을 받는 것을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증상 초기에는 쉬면 나아지고 통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진행되어 관절 변형이 일어나게 되면 일상 생활 기능 수행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초기에 통증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손가락의 붓기와 염증이 심한 경우 약물 치료를 단기간 시행할 수 있으며,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통증이 있는 관절에 침치료, 약침 치료, 뜸 치료를 시행하고 개개인에 맞는 한약 복용으로 순환을 도와 관절 붓기와 통증을 줄여 줄 수 있습니다. 최대한 손가락 관절을 쉬게 하고 자기 전 따뜻한 물에서 손가락을 찜질해 주는 것이 좋으며 손가락을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가볍게 스트레칭 해주는 것도 증상 관리에 좋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