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충청매일]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두 번째 맞는 추석이다. 이번 추석에도 변함없이 둥근 달은 떴는데, 조금 시리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것은 ‘코로나블루’ 탓이려니. 지난해와 올해 추석은 코로나 19 이전과 많이 다른 풍경이다.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직계 가족이외 모이는 것이 불가한 참 불행하고 안타까운 사태이니 그렇다.

우리 가족은 추석 전날 85세 어머니를 요양시설 현관 유리문 너머로 면회했다. 추석 연휴에는 50대 후반 우리 부부와 보물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하며 지냈다. 손자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가족 구성원 4대 즉, 80대, 50대, 30대, 10대의 문화 차이가 얼마나 클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소 바람인 ‘꼰대 선생 되지 않기’, ‘쿨하고 멋있는 시어머니 되기’를 실천하고자 했으나, 어쩔 수 없이 이순을 향해가는 50대 후반이 아닌가. 혹여 우리 보물들 그 곱고 예쁜 말 의미를 잘 못 알아듣지는 않았을까? 먹통, 불통 어머니, 할머니는 아니었을까? 돌아본다.

이즈음 국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관에서도 소통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임귀열 선생은 “따지고 보면 소통은 결코 반가운 단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쌍방이 대화는 하는데 한쪽이 다른 쪽 말을 듣지 않거나 무시해서 생기는 ‘먹통’이나 ‘불통’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쌍방이 말이 잘 통하는데 소통이 강조될 리가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잘 듣는 것, 즉 경청이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보물들이 떠나고 ‘마법의 코칭’의 저자 에노모토 히에타케의 경청 3단계에 대해 살펴보았다. 경청 1 단계는 ‘귀로 듣는 것 이다’ 일상에서 사실이나 정보를 들어주는 수동적 경청으로 정보를 아는데 초점을 둔다.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귀 기울여 듣는 것이다. 듣는 중에는 오롯이 집중해 바라보며 소소하고 불필요한 동작은 하지 않는다. 고개도 끄덕이고, 그래~, 그렇구나.. 등 적절한 반응도 한다. 다음으로, 경청 2단계는 ‘입으로 듣는 것이다’ 이는 적극적 경청으로 상대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이 신중하게 잘 듣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즉,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정한 의도와 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또한,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다음에 이런 말을 해야지’, ‘이건 틀린 소린데..’ 등 잡생각 없이 듣는 것이다. 상대가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그 이유까지 새겨 듣는다. 이런 몰입은 상대도 느끼고, 대화를 더욱 멋지게 만든다. 경청 3단계는 ‘마음으로 듣는다는 것이다’ 이는 최선을 다하는 적극적 경청으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겠다는 의지로 진심으로 듣는 것이다. 정말 어려운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진정 상대의 말이 맞고 옳다면 내 신념까지도 바꿀 각오를 하고 듣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의사소통 능력이 좋은 사람도 상기 2단계 경청까지는 가능하나, 3단계 경청은 배우자 대상으로도 쉽지 않다고 한다.

에노모토 히에타케는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그 사람 내부에 있고,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코치가 필요하다”며 경청을 잘하는 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는 가족의 좋은 경청자이고 싶다. 그리하여 우리 함께여서 행복한 가족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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