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위(胃)는 우리 삶의 질과 직결되어있는 중요한 장기중 하나이다. 위에 병이 생기면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준다. 이러한 위의 건강과 관련하여 헬리코박터균이 위의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균으로 알려져있다. 헬리코박터균(H. pylori)은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되어 있으며 동아시아와 남미를 중심으로 감염률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전에는 유병율이 66%정도로 꽤 높은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식생활의 변화로 무증상 성인의 혈청 H. pylori 양성율이 50% 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경로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구강대 구강, 식수를 통한 감염, 동물을 통한 감염, 의료행위를 통한 감염등이 있다. 대개 아동기에 가족내 감염이 많으며 일단 감염이 일어나면 자연치유는 거의 없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이 감염되면 위에 급성 염증을 유발하게 되고 시간에 따라 만성염증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는 이후에 소화성 궤양, Malt 림프종, 위선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외에 헬리코박터균은 일부 환자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기도 하며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ITP)과 원인불명의 철결핍성 빈혈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헬리코박터균을 반드시 제균 치료를 해야 하는 적응증이 되는 경우는 소화성궤양, 조기위암, 위 Malt 림프종 등이며 최근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ITP)이 헬리코박터균과의 연관성이 알려져 2020년에 적응증에 추가가 되었다.

그러면 정상 내시경이나 혈청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 헬리코박터균은 치료 대상이 아닐까? 이것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데 외국의 경우는 헬리코박터균을 하나의 전염성 질환으로 생각하여 발견되면 헬리코박텨균에 대한 제균 치료를 바로 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이 꽤 높은 편(clarithromycin 18%)이어서 본인은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해 앞서 서술한 적응증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본인은 위내시경상 정상 내시경 소견이고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없는 사람의 경우 헬리코박터균이 양성이라고 할지라도 그냥 두고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헬리코박터균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위염과 위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경로가 대부분 우리나라 식습관에서는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재감염될 가능성도 높다. 예를 들어 가족이 한 냄비에 있는 찌개를 같이 먹는 경우 구강대 구강의 감염경로를 따르기 때문에 가족중 한명이 제균치료를 했더라도 다시 재감염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성인 헬리코박터균을 제균 치료시에는 가족 모두를 제균 치료해야 되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발생하므로 일단은 위에서 말한 적응증에서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 식습관 및 음주 문화에서 쉽지는 않지만 꼭 필요해서 제균 치료를 한 사람은 가족이라도 되도록 국이나 찌개를 별도의 접시에 담아서 먹고 지인과의 모임에서 술잔을 돌려 마시는 등의 행위도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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